“돈 버는 농업 실현…활기 띠고 청년 찾아오는 농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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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16. 오전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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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농협중앙회장 특별인터뷰]
농업소득 3000만원 달성 목표
농민 위한 농협 역할 발굴 노력
‘농약 가격차손보전’ 예산 확대
공공형 계절근로제 안착 최선
쌀 소비 촉진에 1000억원 투입
상호금융 수익 강화에도 전력


“농업소득 3000만원을 목표로 ‘돈 버는 농업’ 시대를 열겠습니다. 농업소득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는 인프라를 탄탄히 다져나갈 것입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농협 창립 63주년을 맞아 진행한 ‘농민신문’과의 특별인터뷰에서 ‘돈 버는 농업’을 핵심 화두로 던졌다. 취임 후 약 150일 동안 농가, 농·축협 130여곳을 방문했다는 강 회장은 “하나같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현장 목소리를 들으며, 결국 ‘농업’으로 돈을 벌 수 있어야 농촌경제에 활기가 돌고 청년이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이 확고해졌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농업소득이 1114만원에 그친 현실을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자세를 고쳐 앉은 강 회장은 “농협 내부적으로 농업소득 3000만원 달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농업·농촌에 대한 철학을 허심탄회하게 밝히며 “농협의 존재 이유를 되새기는 임직원 이념교육을 시작했고, 쌀 소비 촉진과 상호금융 수익 강화에서 중앙회의 역할을 분명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담 = 이승인 편집본부장

 

- 회장의 눈으로 본 농촌 현장은.

▶조합장 5선을 거치며 농업·농촌이 어렵다는 점은 잘 알고 있었지만 전국을 돌아보니 어느 하나 녹록한 지역이 없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에 올해는 일조량 부족, 폭우 등 재해가 쉴 새 없이 덮쳤다. 농협이 농민들의 아픔을 덜어드리기 위해 제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우선 상반기 발생한 재해 복구를 위해 무이자자금 4500억원을 편성했다. 영양제도 할인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 12만 임직원과 똘똘 뭉쳐 농민을 위한 농협의 역할을 끊임없이 발굴하겠다.

- ‘돈 버는 농업’이라는 구호가 인상적이다.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

▶현재 13조원 수준인 무이자자금을 일단 올해 15조원까지 늘려 신소득 작물 발굴 등에 적극적인 농·축협을 지원하겠다. 농산물도 잘 팔아줘야 한다. 먼저, 농협 하나로마트 계통공급 품목의 경쟁력을 올리겠다. 특히 도시지역에선 하나로마트 주변 경쟁점포의 상황을 확인해 경쟁력 있는 가격에 농산물을 공급하겠다. 권역별 하나로마트 농산물 수요를 결집해 공동구매도 추진할 예정이다. 주요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거점으로 산지에서 각 권역으로 직송하는 시스템을 만들면 물류비를 낮출 수 있다. 과일·채소류 소포장·전처리 상품을 늘려 1·2인 가구 수요에 대응하고, 대형마트·백화점·편의점·온라인도 공략하겠다.

- 농업소득이 오르려면 농업 투입비도 낮아져야 할 텐데.

▶농자재 가격 인하와 인건비 절감이 과제다. 농약의 경우 ‘가격차손보전’ 제도를 시행 중이다. 농협이 공급하는 제품 가격이 시판상보다 비싸면 차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지난해 41억원이던 예산을 올해 70억원으로 늘렸다. 사료 가격은 인하 요인이 발생하는 즉시 낮추겠다. 직영 농기계은행사업도 역점 사업이다. 쌀을 예로 들면 파종부터 수확 후 저장까지 농협이 일관대행하는 방식이다. 지난해에 농·축협 160곳이 직영사업에 참여했는데, 2026년까지 300곳으로 늘리겠다. 인력 지원에선 농협 70여곳과 함께 공공형 계절근로제 안착에 힘을 쏟고 있다. 중앙회는 정부와 협의해 운영 농협의 사업비 부담을 낮출 방안을 찾겠다.

- 스마트농업 확산을 위한 농협의 역할은.

▶농촌 곳곳에 비닐하우스가 얼마나 많나. 여기에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야 한다. 수백억원 드는 스마트팜은 농민들에게 언감생심이다. 5000만원 안팎의 비용으로 관수 시설이 깔린 비닐하우스를 스마트 시설로 개량할 수 있어야 한다. 민간 기업과 적극 협력해 이른 시일 안에 가시적인 결과를 만들어보겠다.

- 국회 업무보고에서 쌀 소비 촉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는데.

▶쌀은 우리 민족 5000년 역사와 함께한 작물이다. 1960∼1970년대 개발 시대에는 ‘밥심’이 대한민국 발전의 밑거름이었다. 농협은 다시 ‘밥 먹는 사회’를 만들 것이다. 약 1000억원을 투입해 ▲전 국민 아침밥 먹기 운동 ▲쌀·가공식품 수출 ▲쌀 가공식품 시장 활성화에 전력을 기울이겠다. 쌀이 비만을 부른다는 잘못된 인식도 바로잡을 것이다. 정부에는 연속성 있는 타작물 전환 정책을 통한 쌀 재배면적 감축을 요청하고 있다. 쌀값이 올라야 농업소득도 오른다.

- 농·축협들은 상호금융 수익성 강화에 관심이 많다.

▶상호금융특별회계를 농·축협 수익센터로 확실히 만들겠다. 외부에서 자산운용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내부 임직원을 자산운용 전문기관에 파견해 역량을 높여야 한다. 주식·대체투자 등 고수익 자산 비중을 높여 포트폴리오도 재조정하고 있다. 금융당국 및 관련 부처와 비조합원 사업이용량 제한 폐지, 주택담보대출 만기 확대 등 규제 완화도 협의 중이다.

- 도시·농촌 농·축협의 상생 방안은 무엇인가.

▶지난해 도시 농·축협들은 도농상생기금과 출하선급금 등 약 1조5000억원을 농촌 농·축협에 지원했다. 도시 농·축협이 많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도농공동사업모델에 더 많은 농·축협이 참여해주기를 요청하고 있다. 농촌·도시 농·축협이 공동투자해 로컬푸드직매장, 벼 공동육묘장 등 경제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농협중앙회는 올해 5000억원의 ‘도농상생 사업자금’을 조성·지원하고, 공동사업 투자설명회 등도 계획 중이다.

- 최근 미래혁신실 신설을 골자로 한 농협중앙회 조직개편이 이뤄졌다. 취지는.

▶농협중앙회의 재무구조가 악화돼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자회사 사업 실적이 저조하다. NH농협금융지주의 정체성은 희미해졌다. 농·축협 총력지원센터로서 농협의 정체성을 강화할 시점이라 판단했다. 범농협의 역량을 결집할 새로운 전략 조직으로 미래혁신실을 신설한 이유다. 10∼20년 뒤를 보고 농협의 장기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초석을 놓겠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농민과 농·축협을 위한 중앙회로 거듭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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