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화로 의료 수요 폭증…"동네의원 중심 의료플랫폼·간호인력 활용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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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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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과학언론의 날 과학기자대회
18일 서울 강남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4 과학언론의 날 과학기자대회'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박정연 기자 [email protected]
고령화 사회에서 폭증하는 의료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선 의료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인 돌봄·의료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선 동네의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속적인 건강 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는 간호 인력에 대해선 전반적인 인력의 양적, 질적 육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8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4 과학언론의 날 과학기자대회'에서는 이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발제에 나선 문석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부원장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2070년 65세 이상인 고령인구 비중은 세계 평균 20.1%, 한국 46.4%로 한국의 노령화는 지금보다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문 부원장은 이같은 인구 노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요양급여비는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 말했다. 고령자 중심의 의료와 돌봄 체계로의 전환에 대비해 효율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고령자 의료·돌봄과 관련해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장기요양 재택의료 시범사업,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사업이 분절돼 있어 지역사회에서의 '통합 의료'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문 부원장은 지적했다.

● "동네의원 중심 건강관리체계 마련해야"

의료 사업 분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고령·돌봄과 관련해 지역의사회가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커뮤니티케어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차의료기관(의원)이 주도해 지역 사회 돌봄 제공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각 지역민이 집에서 가까운 '단골의원'을 만들고 주기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주치의를 갖는 것이다.

문 부원장은 이같은 돌봄·의료 모델의 장점에 대해 "보건과 의료, 복지와 돌봄, 주거 등 개별적이고 분절적으로 추진된 서비스를 통합해 의료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고령화에 따라 증가하는 의료보험의 지출을 감소시키고 통합 돌봄이 추구하는 '살던 곳에서 생을 마치기' 목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 부원장은 "초고령사회에서 질병 예방, 치료, 돌봄의 연속적인 의료 요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자체와 지역의사회(일차의료) 중심으로 맞춤형 의료·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병원급 의료기관과 재택의료기관 간 협업을 통한 24시간 대응체계를 만들 수 있겠다"고 말했다.

● "간호 인력 질적·양적 확대 필수"

초고령사회에서 간호 인력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날 발표에 나선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간호법 제정을 통해 전문화된 간호사의 역할을 제대로 규정해서 양질의 인력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질의 인력을 장기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도 간호법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간 인력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선 종합적인 간호 정책을 담는 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발의된 간호법은 이같은 역할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고도 지적했다. 이 교수는 "그간 발의된 간호법은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고 간호 인력에 포함되는 간호조무사 관련 내용은 기존 의료법 규정을 그대로 유지시켜 간호법을 포괄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선 특정 직역을 위한 단독 법률이 아닌 다양한 보건의료인력의 역할과 관련한 의료, 요양, 돌봄 서비스에 관한 법률이 필요하다"며 "간호법 제정은 이처럼 충분한 논의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간호인력 역할 확대를 위한 정책 제언도 이어졌다. 이 교수는 "전문간호사 교육과정을 강화해 의료행위와 관련한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패널토론에선 고령화 사회 노인 의료 서비스에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은 "돌봄케어에 대한 신의료기술이 접목될 때가 됐다"며 "한국에서도 최근 이런 산업에 대한 지원들이 이뤄지고 있지만 일부 신의료기술에 대해선 관심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인 인구가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정순둘 한국노년학회 회장 "최근에는 '자기돌봄'이란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며 "노령화에 대한 각종 건강적 불이익을 예방하는 것으로 평소에 노인 스스로가 운동 등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과 관련해선 건강 뿐만 아니라 정서를 돌보는 인공지능(AI) 로봇의 필요성이 앞으로 대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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