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사망한 시청역 역주행 교통사고…'급발진' 미스터리[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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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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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밤 9명 사망 대규모 참사
운전자는 급발진 주장…"브레이크 들지 않아"
경찰, 차량 국과수 의뢰 및 진술 조사 시작
명예훼손 등에 대해서도 적극 사법처리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이번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9명이 사망하는 대규모 교통사고가 발생해 많은 시민이 슬픔에 잠겼습니다. 60대 후반 운전자의 제네시스 G80차량이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해 인도를 덮치면서, 보행자 피해가 컸는데요. 사망한 9명 모두 보행자였습니다. 운전자 차모(68)씨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어 경찰도 이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1일 저녁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완전히 파괴된 차량 한 대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70대 남성 운전자가 신호 대기하는 보행자들을 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상황 파악 중으로, 사상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오후 9시28분께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제네시스 G80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운전자 차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는데요.

차씨가 갈비뼈 골절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사고 3일 후인 4일 첫 피의자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이번 사건 이후 피의자가 계속 급발진을 주장해왔고, 동승자 역시 경찰에 브레이크가 들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차씨는 변호인 입회 하에 피의자 조사를 받았으며 역시 차량상태 이상에 따른 급발진을 주장했습니다.

급발진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고 원인에 대한 추측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데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운전자 부부의 싸움이 원인이라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이와 관련해 “사고 발생 전 웨스틴조선호텔 엘리베이터와 주차장 내부 CCTV 영상에서 (운전자)부부끼리 다투는 모습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보도로 사실 왜곡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유의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지요.

우선 급발진 의혹부터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차씨의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정 의뢰했습니다. EDR(사고기록장치) 분석엔 통상 2개월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요.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았는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경찰은 현재 EDR 데이터를 추출해 국과수와 분석 기관에 맡긴 상황입니다.

경찰은 차씨가 사고 전 머물렀던 호텔을 포함해 주변 CCTV 등을 분석,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차씨의 차량은 조선호텔 지하주차장에서 나와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해 보행자와 BMW, 쏘나타 등 차량 2대를 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차씨의 차량은 호텔을 나오면서부터 가속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차량은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1층 주차장을 나와 출구에 있는 턱을 지나면서부터 가속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속도 등 이런 부분은 사고 원인을 수사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고 브리핑을 진행하며 ‘스키드마크를 발견했다’고 했다가 ‘스키드마크는 없었다’고 정정하기도 했습니다. 유류물 흔적을 오인했다는 설명인데요. 스키드마크가 브레이크 작동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칫 경찰의 치명적인 실수가 될 수 있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향후 차씨의 차량이 역주행한 이유와 인도를 덮친 이유 등이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세밀하고 정확하게 밝히겠다고 했씁니다.

이번 사고는 특히 사람이 많이 다니던 도심에서 일어났습니다. 사망자 수가 많은 만큼 시민들의 안타까움도 컸는데요. 시민들은 ‘남 일 같지 않다’며 사고 장소 인근에 추모 공간을 마련, 꽃과 쪽지를 두면서 피해자들을 추모했습니다.

하지만 사망자들을 조롱하는 쪽지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일도 생겼는데요. 추모공간에 ‘토마토 주스가 돼 버린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는 내용이 담긴 쪽지를 두고 간 20대 남성이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 남성은 경찰에 자수했고, 경찰은 이 남성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경찰은 모욕성 인터넷 게시글 3건에 대해서도 입건전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경찰은 피해자들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등 행위에 대해 적극 사법처리할 방침입니다.

경찰은 앞서 “시청역 부근 교통사고 사건과 관련해 조롱, 모욕, 명예훼손성 게시글 등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며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한 심각한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니터링 과정에서 불법적인 게시글을 반복적으로 유포, 게시하거나 타인에게 전달하는 행위 등이 확인되는 경우에 입건 전 조사 또는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면서 “이러한 글이 반복적으로 게시되는 온라인 게시판 등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삭제 및 접속차단 조치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사고, 피해가 컸던 만큼 모두가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요. 하루빨리 사고원인이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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