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폭로전’사과에도 발칵 뒤집힌 與…‘자폭 전대’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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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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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공소 취소 부탁’ 발언
- 韓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
- 나 “한동훈, 분별력 없어” 비판
- 친윤 “당 아픔 후벼파서야”공격
- “투표영향 無” “결선 갈 것” 분분
- 야권 일제히 “반드시 수사해야”

국민의힘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7·23 전당대회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자폭’ 수준의 폭로전 후폭풍이 거세다. 댓글팀 의혹과 폭력사태에 이어 한동훈 후보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하 부탁’까지 터져 나오면서 당내 비판이 고조된다. 결국 한 후보가 폭로 하루 만에 공식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당내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왼쪽부터)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 당 대표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는 18일 보수 진영 최대 외곽 조직인 ‘새미준’(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의 정기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해야 될 말과 하지 말아야 될 말에 대한 분별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패스트트랙 사건을 “전형적인 문재인 정부의 야당 탄압”이었다고 규정하고, “지금은 ‘빠루의 정신’이 필요한 때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2019년 자신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 더불어민주당에 맞섰던 사건을 소환, 당원 투표를 하루 앞두고 표 결집을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후보는 지난 17일 방송토론회에서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나 후보에게서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나 후보와 같은 행사에 참석한 원희룡 후보도 “동지 의식이 없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보여준다”며 “당원들께서 과연 동지 의식이 없는, 훈련 안 돼 있는 분이 과연 이 당을 맡아갈 수 있을까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판단할 거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의 정체성에 대한 당원들의 불신을 키워 1차 경선 과반을 저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도 친윤(친윤석열)계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후보 공격에 가세했다.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우리 당 의원 개개인의 아픔이자 당 전체의 아픔을 당내 선거에서 후벼 파서야 되겠나”고 비판했다. 계파색이 옅은 이양수 의원도 “전략상 실점”이라고 꼬집었고, 김기현 의원은 “2차 가해를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썼다.

당내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한 후보는 폭로 하루 만에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공개 사과하면서 파장 확산 저지에 나섰다. 친한(친한동훈)계는 한 후보 발언의 맥락에 비춰보면 이 같은 공격이 과도하다고 방어했다. 한 후보 러닝메이트인 장동혁 최고위원 후보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내부 총질이나 제 살 깎아 먹기가 아니고 계속된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한 말”이라고 밝혔다.

야권은 일제히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불법 폭로 대회가 됐다. 반드시 수사를 통해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불법이 드러날 경우 엄정하게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폭로 및 자백’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폭로 레이스가 이어지자 여권 내 시각도 엇갈린다. 부산의 A 의원은 “한 후보가 이른 시점에 진솔한 사과를 했기 때문에 당원 투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조는 흔들림이 없다”고 한 반면, B 의원은 “패스트트랙 수사를 받는 의원이 많은 만큼 한 후보 발언이 이들의 감정선을 건드렸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 없이 2차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19일 6차 방송토론회를 끝으로 당원투표(19, 20일 모바일·21, 22일 ARS)와 일반 국민여론조사(21, 22일)를 거쳐 23일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를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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