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 대규모 손실 발생에도 실적 성장
금리인하·물류난에 하반기 전망 엇갈려
하반기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달러 약세 가능성과 해상운임 비용 증가로 상반기 대비 수익성이 다소 위축될 전망이다.
나란히 웃은 한솔과 무림
22일 업계에 따르면 고환율에 근심이 깊은 타 업종과 달리 올해 상반기 한솔제지와 무림은 강달러 효과에 힘입어 실적 개선의 동력을 마련한 모습이다.
상반기로 보면 327억원의 영업 흑자를 기록하며 1년 전보다 47.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로 하반기 내내 적자를 기록한 후 모처럼 숨통이 트인 것이다.
한솔제지는 올해 2분기 대손충당금에 발목이 잡히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으나 지난해 반기와 비교하면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환경사업본부에서 환경사업본부가 시공사로 참여한 물류센터 등 일부 공사에서 부동산 경기침체와 금융환경 악화로 공사 미수금을 회수하기 어려워지면서 충당금으로 책정한 것이다. 대손충당금은 못 받을 가능성이 높은 돈을 회계상 비용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한솔제지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제지부문에서만 959억78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일회성 충당금을 제외하면 총 3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70% 성장했다.
똑같이 팔아도 돈은 더 번다
두 회사가 상반기 호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공통적으로 '고환율'이라는 키워드가 있다. 제지업계는 평균 달러-원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25억원의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강달러 현상은 기업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반대로 고환율에 따른 수익이 커진다. 환율이 오르면 같은 물건을 팔아도 더 많은 돈이 들어오는 환차익을 톡톡히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 달하는 한솔제지와 무림은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환율이 높아지면 원자재 수입 비용도 증가해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면이 있지만, 환차익으로 생기는 효과가 더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단행한 판가 인상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물류난에 실적 개선 주춤할라
시장에서도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민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인쇄용지는 투입되는 펄프와 해상운임 비용 증가에 따라 수익성이 저하될 전망"이라며 "산업용지는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경쟁으로 낮은 이익률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유진투자증권은 한솔제지가 지난해 3분기 부진했던 실적 대비 기저효과로 영업이익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인 비용 발생으로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 하회했으나 이를 제외하면 실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3분기는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