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성전 티켓도 획득…"도전할 기회 잡아 감사"
(파리=뉴스1) 권혁준 기자 = 시작부터 세계신기록을 세웠지만 임시현(21·한국체대)의 표정은 담담했다. 랭킹 라운드일 뿐이고 실전 격의 토너먼트가 남아있으니 아직 흥분할 때가 아니라는 자세였다.
그는 "예선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어 감사하다"면서도 "이제 시작일 뿐이다. 남은 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임시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랭킹라운드에서 총점 694점을 기록했다.
64명 중 전체 1위에 해당하는 점수이자 세계신기록이었다. 그는 2019년 네덜란드 세계선수권에서 강채영이 기록한 692점을 2점 뛰어넘었다.
동시에 안산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기록한 안산의 올림픽 기록(680점) 역시 가뿐히 뛰어넘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임시현은 "처음 출전하는 올림픽이라 긴장했다"면서 "그래도 최선을 다해 준비했으니 경기를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그는 "경기 초반 바람이 많이 불어 욕심 부리지 말자는 생각이었다"면서 "다행히 끝까지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 열심히 준비한 보람이 느껴진다"고 했다.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임시현은 이날 결과로 혼성전 티켓도 확보, 3관왕에 도전하게 됐다.
임시현은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기회가 생긴 만큼 이를 잡기 위해, 남은 시간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했다.
임시현이 1위, 남수현(19·순천시청)이 2위, 전훈영(30·인천시청)이 13위에 오르는 등 쾌조의 출발을 보인 한국은 단체전에서도 1번 시드를 받았다.
한국 선수 셋의 총점은 2046점으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안산-장민희-강채영이 합작한 2032점을 가볍게 제치고 올림픽신기록을 세웠다.
2위 중국(1996점)과의 격차가 50점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격차였다.
단체전 올림픽 10연패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던 임시현 역시 활짝 웃었다.
임시현은 "(단체전은) 부담보다 자부심을 더 가지고 있다'면서 "여자 단체전이 양궁 메달의 시작이기에 잘해보겠다"고 했다.
함께 출전하는 남수현은 "언니들과 함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게 돼 영광스럽다"면서 "남은 경기에서도 언니들을 믿고 자신 있게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맏언니 전훈영도 "동생들이 잘 해줘서 좋은 기록이 나왔다"면서 "더 잘하겠다는 마음보다는 평소 하던 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자부 단체전은 28일 메달 색깔이 가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