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4살 아이 외침에도 태권도장 관장은 방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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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9. 오전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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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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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CCTV 포렌식 통해 영상 확보…'학대 정황' 파악
"장난이며 고의성 없었다" 진술…19일 구속송치
만 4세 아동을 학대해 중태에 빠뜨린 30대 태권도장 관장이 검찰에 넘겨지고 있다./뉴스1 김성진 기자


(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양주 태권도장 만 4세 아동 학대' 사건은 30대 관장이 "살려 달라"는 아이의 외침에도 방치해 중태에 빠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삭제된 태권도장 폐쇄회로(CC)TV 파일 중 범행 당일 영상을 긴급 복구해 혐의를 확인하고 관장을 검찰에 넘겼다.

19일 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2일 오후 7시15분께 양주시 덕계동 소재 자신의 태권도장에서 아동 B군을 말아놓은 매트에 거꾸로 넣어 숨을 못 쉬게 했다.

당시 B 군은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라고 외쳤지만, A 씨는 B 군을 그대로 10여 분간 방치했다.

이후 A 씨는 B 군이 숨을 쉬지 않자, 같은 건물 내 이비인후과로 아이를 데려갔다.

병원에서 의사가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사이 A 씨는 자신의 도장으로 가 범죄 정황이 담긴 CCTV 영상을 삭제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 씨가 B군을 학대해 심정지에 빠뜨린 것으로 보고 그를 긴급체포했다.

A 씨는 "장난으로 그랬다. 고의성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CCTV 삭제 이유에 대해선 "무서워서 그랬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에서 5살 남자아이를 심정지 상태로 빠뜨린 관장이 14일 오후 경기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태권도 관장 A씨는 A 씨는 지난 12일 오후 양주시 덕계동 자신의 체육관에서 B군을 매트 사이에 거꾸로 넣은 채 10~20분가량 방치해 중태에 빠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4.7.1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하지만 경찰은 현장에 있던 사범의 진술 등을 고려했을 때 A 씨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디지털포렌식한 CCTV 영상에도 A 씨가 B 군에게 신체적 학대를 가하고, 구조 조치를 하지 않은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은 추가 피해 아동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압수수색해 확보한 관원 명단 258명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또 범행 당일 CCTV 영상뿐만 아니라 삭제된 영상을 전부 복구해 여죄를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전 8시 50분께 검찰에 넘겨지기 전 의정부경찰서 앞에 모습을 드러낸 A 씨는 검정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피해 아동과 부모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A 씨는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흐느꼈다.

"학대 혐의는 인정하느냐"는 물음엔 "절대 아닙니다. 제가 너무 예뻐하는 아이입니다"라고 답했다.

A 씨에게 학대당한 B 군은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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