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장병 간식·특식 예산 '싹둑'‥"잘 먹어야 잘 싸운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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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10.03. 오후 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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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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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예산에서 군 장병 급식단가를 동결하고, 간식비는 줄이고, 국군의날과 명절에 지급되는 특식은 폐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실이 국방부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병사들의 식사와 간식 등과 관련된 여러 예산을 동결하거나 줄인 걸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기본급식비 단가는 물가 인상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지만 내년에도 1인당 한 끼 4,333원으로 3년째 동결됐습니다.

또 영내 병사들에게 지급되던 간식비 단가는 4천 원에서 3천 원으로 줄어들었고, 국군의날과 설날, 추석에 나오던 3천 원의 특식 예산은 내년부터 없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병사들의 경축일 특식은 과거 교도소 재소자들보다도 횟수가 적다는 비판을 받은 적도 있는데, 이제는 아예 사라지게 됐다는 겁니다.

아울러 매년 14차례 실시해왔던 '지역상생 장병 특식'도 연 4회 실시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국방부는 "기재부 심의 과정에서 강력한 긴축 재정 기조 하에 예산 절감을 위해 감액 편성되었다"며 "기재부의 논리는 병사 봉급 인상으로 외식과 특식 기회가 확대된 만큼 특식 제공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방부는 또 급식비 동결과 관련해선 "물가 상승으로 식재료비 부담이 높아져 현 수준의 급식 질 유지도 어렵다"며 "군 급식은 국내산 구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계속 동결되면 국내산 식자재 조달도 곤란하다"고 우려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추석 연휴에 육군 15사단을 방문해 "잘 먹어야 훈련도 잘하고, 전투력도 생기는 법"이라며 "격오지에 있는 부대에는 통조림이나 전투식량 등을 충분히 보급하라"고 초급 간부들에게 지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달 17일)]
"여러분이 걱정 없이 임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군복을 입고 헌신하는 우리 장병들이, 여러분이 입고 있는 이 군복이 무한히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국방부는 '윤 대통령의 말대로 병사들에게 통조림이나 전투식량을 평시에 제공하기도 하느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2021년 이후 통조림을 장병에게 급식으로 제공한 사례는 없고, 비축된 전투식량은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도록 훈련 시에만 소비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박선원 의원은 "윤 대통령은 스스로 약속한 초급간부 수당이나 장병 급식 예산마저 삭감하는 것이냐"며 "장병 복지를 입으로만 떠들 게 아니라 실질적 예산 증액으로 군인의 자긍심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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