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서 숨진 여고생…5일 잠 못 자고 성경 필사·계단 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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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5. 오전 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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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서 여고생 살해 혐의 50대 신도

교회에서 신도와 합창단장의 학대로 숨진 여고생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성경 필사와 계단 오르기 등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4일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실이 검찰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여고생 A(17) 양은 양극성 정동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지난 2월 14일 병원이 아닌 교회로 보내졌습니다.

A 양의 정신질환 치료 방안을 교회 신도들과 논의한 A 양 어머니가 "합창단이 A 양 치료를 맡겠다"는 말에 딸을 교회로 보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회 설립자의 딸인 합창단장 B(52·여) 씨는 신도 C(54·여) 씨에게 "난동을 부리거나 말씀을 따르지 않을 때는 마음을 꺾어야 한다"며 사실상 학대를 지시하고 상황을 보고받았습니다.

A 양은 교회에 온 뒤 "도망을 가고 싶다. 차라리 정신병원으로 보내달라"고 애원했으나 교회 신도들은 A 양을 교회 내에 감금한 채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시했습니다.

또 병원 치료가 필요한 이상 증세를 보이는데도 A 양의 몸을 묶는 등 가혹 행위를 반복했습니다.

5일 동안 잠을 자지 못한 A 양에게 강제로 성경 쓰기를 강요하고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계단을 1시간 동안 오르내리도록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B 씨는 상황을 보고 받고도 C 씨 등에게 "여유 가지면 안 되고 물러서면 안 되고"라거나 "엄청나게 야단쳐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가혹 행위를 이어가도록 했습니다.

계속된 학대로 A 양은 건강 상태가 나빠져 5월 4일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게 됐고, 같은 달 6일에는 물을 비롯한 음식물을 전혀 섭취할 수 없게 됐습니다.

B 씨는 C 씨 등으로부터 이런 상황을 보고받고 직접 A 양의 상태를 확인했으나 치료를 받도록 조치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오히려 A 양을 더욱더 강하게 결박하기 위해 치매 환자용 억제 밴드를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몸의 급소', '병원 발작할 때 묶는 끈', '정신병원 매질'을 검색하는 등 더 강하게 A 양을 학대할 방법을 찾기도 했습니다.

계속 학대를 당하던 A 양은 결국 지난 5월 15일 오후 8시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뒤 숨졌습니다.

검찰은 B 씨와 C 씨, 그리고 또다른 신도 등 3명을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고, 첫 재판은 이달 5일 인천지법에서 열렸습니다.

C 씨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는 의견"이라고 했고, B 씨 등의 변호인들도 "범행의 고의성이나 사망 예견 가능성과 관련해 부인한다"고 했습니다.

이들 3명의 2차 공판은 다음 달 12일 오전 인천지법 319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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