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논문으로 딸 서울대 치전원 보낸 교수, 1심 징역 3년 6개월

입력
수정2024.07.18. 오전 11:33
기사원문
한성희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 서울중앙지법

딸의 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자들을 동원한 교수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김택형 판사는 오늘(18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성균관대 약학대학 이 모 교수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구속할 필요성은 없다는 이유로 법정구속하지는 않았습니다.

함께 기소된 이 교수의 딸 A 씨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범행으로 인해 대입 시험의 형평성과 공익성이 중대하게 훼손됐다"며 "학벌이 사회적 지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에서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불신을 야기하는 범죄로 죄질이 가볍지 않고, 정당한 기회를 박탈당한 채 탈락한 피해자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우리 사회가 입시 시스템에 갖던 믿음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질책했습니다.

딸 A 씨에 대해선 "아직 어린 피고인에게 갱생의 기회를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돼 형 집행을 유예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대학원생 제자들이 대필한 논문을 실적으로 삼아 딸을 2018년 서울대 치전원에 입학시킨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 교수는 2016년 대학생이던 딸의 연구과제를 위해 제자들에게 동물실험을 지시하고는 이듬해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논문을 쓰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 교수는 실험의 가설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논문의 실험 수치도 조작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 논문은 SCI급 저널에 실렸고, 각종 학회에 제출 돼 상도 탔습니다.

A 씨는 실험을 2~3차례 참관만 하고 실험에 관여한 바 없지만 이름을 올렸고, 논문과 수상 경력을 바탕으로 2018년 서울대 치전원에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고등학생 때도 엄마의 제자들이 만들어준 학술대회 논문자료로 우수청소년과학자상을 타고 2014년도 '과학인재특별전형'으로 서울 소재 사립대에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대는 논란이 불거진 뒤 2019년 8월 A 씨의 치전원 입학 허가를 취소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