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문수도 “건국절 기념해야”···이승만에겐 “하나님의 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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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19. 오후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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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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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강연에선 “광화문에 이승만 동상 세우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018년 8월12일 인천 남동구 사랑침례교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랑침례교회 유튜브 갈무리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강연과 온라인 등에서 8월15일을 광복절 대신 ‘건국절’로 기념해야 한다는 뉴라이트 계열 역사인식에 동조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야권과 노동계는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을 공직에 다수 임명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26일 열린다.

19일 취재를 종합하면, 김 후보자는 2018년 8월12일 보수 개신교 계열 교회인 인천 남동구 사랑침례교회에서 ‘대한민국의 위기와 기독교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건국 70주년은 행사 못하겠다, 건국은 1948년 8월15일이 아니라 1919년’이라는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1919년은 일제 식민지 시대인데 무슨 나라가 있느냐. 나라가 없으니까 독립운동을 했지, 나라가 있는데 뭐하러 독립운동을 하느냐”라고 했다.

김 내정자의 인식은 1948년 8월15일을 건국절로 기념해야 한다는 뉴라이트 계열 역사학자들의 주장과 맥이 닿는다. 이는 현재 한국 정부와 헌법, 주류 역사학계,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 등이 정설로 받아들이는 ‘1919년 건국’과 결이 다른 주장이다. 헌법은 대한민국이 3·1운동 이후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를 계승한다고 보고,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을 대한민국 건국 원년으로 삼고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과 초대 국회의원들이 제정한 1948년 제헌 헌법에도 “대한 국민은 기미 3·1 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했다고 명시됐다.

김 후보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도 여러 차례 같은 주장을 펼쳤다. 그는 2016년 8월15일 페이스북에 “광복절과 건국절이 겹친 오늘 대한민국의 자유통일을 기도드린다”고 썼다. 2018년 6월28일에도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과 국민들이 뭉쳐서 올해 8월15일에 건국 70주년 기념식을 하도록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썼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가 지난 1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고용노동지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건국절 논란’은 최근 윤 대통령이 뉴라이트 논란이 불거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임명하면서 다시 도마에 올랐다. 광복회는 김 관장 임명을 ‘정부가 건국절을 제정하려는 신호’로 보고 임명 철회를 요구해 왔다. 광복회가 김 관장 임명에 항의하며 지난 15일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 불참하고 별도로 기념식을 여는 초유의 ‘두 쪽 광복절’ 사태도 벌어졌다. 대통령실은 ‘건국절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광복회는 “신뢰가 없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2018년 교회 강연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두고는 “이 전 대통령이 책 <재팬 인사이드 아웃>에서 일본이 미국을 침략한다고 썼는데, 4달 뒤 진주만 공습이 일어났다”며 “이 전 대통령이 일약 미국에서도 선견지명이 있는, 요즘 말로 하면 선지자와 같은 놀라운 하나님의 통찰력을 입었다며 인기가 확 올라갔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2014년 11월 한 강연에서 “광화문에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도 좋지만, 자세히 보니까 빈 곳이 많더라”라며 “거기에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나라를 지킨 이 전 대통령 동상을 하나 세워야 한다. 우리 대한민국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주신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도 광화문에 세워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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