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집 근처 식당 소액결제도 ‘법카’로…김재철 배임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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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3. 오후 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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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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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 혐의 수사 필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8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경기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 건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문화방송(MBC) 재직 시절 법인카드로 골프장·유흥주점 등에서 1500만원 가량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인 가운데 자택 인근 고급 마트에서 수십만원을 결제하는 등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재철 전 MBC 사장이 법인카드 사적 사용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전례에 비춰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실은 23일 이 후보자의 2009∼2018년 엠비시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사적 사용이 의심되는 사례를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분석 내역을 보면, 이 후보자는 대전 엠비시 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17년 9월 오후 2시 서울 대치동 자택에서 차로 9분 거리에 있는 도곡동 타워팰리스 고급 마트에서 20만원을 지출했다. 당시 이 후보자 근무지가 대전이었고, 평일 오후 2시에 법인카드 사용이 이뤄졌다는 점에 비춰볼 때, 업무와 무관한 사적 사용이 의심된다는 게 황 의원실 주장이다. 이 후보자는 자택에서 걸어서 4분 거리에 있는 특정 한식당에서도 주말 포함 13번 카드를 사용했는데, 1인분용 소액 결제도 이뤄진 터라 사적 사용이란 의심을 받고 있다.

휴일인 주말 법인카드 사용액이 크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같은 기간 이 후보자가 주말에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례는 342건으로 사용액수만 8500만원이다. 이 가운데 △한남동 고급 호텔(일요일·34만8000원) △대치동 한정식집(연차·19만2500원) △이대 앞 파인다이닝(토요일·20만2000원) △경기 파주 장어집 (일요일·18만원) △논현동 고급 호텔(토요일·21만6000원) 등이 사적 사용 의심 사례로 꼽힌다. 이 후보자는 대전 엠비시 사장 재직 시절엔 설 연휴 중에 관계회사 접대비 명목으로 강남권에서 50여만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앞서 업무상 배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김재철 전 엠비시 사장과 이 후보자의 사례가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전 사장은 법인카드로 주말 호텔 숙박대금 등 1천여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 벌금 2000만원으로 감형됐다. 당시 김 전 사장 쪽은 “포괄적으로 업무관련성이 인정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되레 “(김 전 사장이) ‘내가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모두 업무와 관련있다’는 식의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주장했다”고 판시했다.

당시 문화방송 홍보국장이었던 이 후보자는 김 전 사장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엠비시는 지난 2018년 지역 엠비시 사장들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관련 감사를 추진했지만, 당사자들이 퇴사하면서 감사를 중단했다고 국회에 밝혔다. 이 후보자는 “법인카드는 규정에 따라 배정된 한도 내에서 사용한 것”이라며 “적극적인 협찬 유치와 사업 확장으로 대전 엠비시 재직 기간동안 지역사 중 최고 수준의 영업실적을 거뒀다”고 해명했다.

황정아 의원은 “법인카드 사용내역들에 대한 업무 관련성이 증빙되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배임 소지가 다분하다”며 “김재철 전 사장의 배임을 옹호하던 이진숙 후보자도 배임의 수사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을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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