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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사직 전공의 대다수는 현재 모집 중인 하반기 수련(9월 수련)에 복귀하지 않고 다른 진로를 모색 중이다. 17일 기준 전체 수련병원 전공의 1만3531명 중 사직 처리된 인원(임용 포기 포함)은 7648명이다. 정부는 이들이 9월 수련에 돌아올 수 있게 모집 인원을 늘리고 특례도 적용하기로 했지만, 전공의 대부분은 '단일대오'를 유지하고 있다.
복귀 생각이 없는 전공의들은 주로 피부·미용 관련 개원가나 요양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대개 전공의 수련(인턴 1년, 레지던트 3~4년)을 마친 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는데, 수련을 중도 포기하고 나온 전공의들이 택할 수 있는 '일반의' 자리가 주로 이들 병·의원에 있어서다.
하지만 한정된 일자리에 구직자가 몰리면서 경쟁은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서울의 한 수련병원을 사직한 전공의 A씨는 "나는 일찍 사직 처리돼 피부과 취직에 성공했는데, 면접 볼 때마다 '이력서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왔다'는 말을 들어 조마조마했다"면서 "다시 수련병원에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피력해야 면접에 합격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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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를 낮추더라도 사직 전공의를 채용할만한 자리가 없는 개원가는 난감한 기색이다. 서울의 한 성형외과 원장 C씨는 "'월급이 적어도 괜찮으니 일하게 해달라'는 전화를 며칠 새 많이 받았다"며 "전공의들이 피부미용뿐 아니라, 수술하는 성형외과로도 많이 넘어오려 하는데 어려운 수술을 맡길 수도 없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가정의학과 의사 D씨도 "개원의 입장에선 전공의가 와도 큰 필요가 없으니, 뽑기는 뽑되 월급을 300만~400만원 정도밖에 못 주겠다는 입장"이라며 "반면 일부 전공의들은 최소 700만원 이상을 바라고 있어 갈등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다만 야간 당직 의사를 구하기 어려웠던 요양병원들은 내심 시장에 나온 전공의가 반가운 분위기다. 한 요양병원 원장은 "원래 전문의 자격이 없으면 낮에 일할 수 있는 병원이 별로 없고, 통상 야간 당직 정도를 일반의에게 맡긴다"면서도 "요양병원은 불과 최근까지도 야간 당직의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전공의들이 가뭄의 단비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 미용 환자를 주로 받는 강남 성형외과 개원가에서도 낮은 급여로 전공의들을 대거 채용해 '영업 확대'를 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에선 미국·일본 등 해외 의사 자격시험을 준비하거나, 군 복무를 기다리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남성 미필 전공의는 수련을 중단하면 군의관·공보의 등으로 입영해야 한다. 통상 매년 3월 복무 기간이 시작되지만, 이번엔 입영 대상이 많아 자칫하면 입대 시기가 밀릴 수도 있다. 전공의 E씨는 "어차피 내년에 군대 가야 하기 때문에 진로에 대한 큰 고민 없이 카페 알바를 하며 지내고 있다"며 "미국 의사 자격은 따두면 나쁠 게 없으니 천천히 고민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선배 의사들은 이러한 전공의들에게 일자리를 연결해줄 방안을 고심 중이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날 25개 구의사회장단이 모여 전공의 취직 방법 논의에 나섰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피부미용도 기술 숙련이 필요한 분야라 사직 전공의들이 당장 근무하기엔 오히려 진입장벽이 높다"며 "전공의들이 커뮤니티 케어, 방문 진료 등에 참여해 지역사회 의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