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땅 때리자 “비가 와서”... 트럼프, 피격 전 ‘괴물’ 디섐보와 라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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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4. 오후 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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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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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이 군인 위한 자선 골프 참여
트럼프, 롱퍼팅 성공에 이글까지 기록
피격, 바이든 퇴진 前 촬영한듯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오른쪽)과 골프 스타 브라이슨 디섐보가 뉴저지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라운딩을 마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X(옛 트위터)

“골프 역사상 최고의 플레이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8) 전 대통령이 PGA 골프 스타인 ‘장타 괴물’ 브라이슨 디섐보(31)와 동반 라운딩하는 영상이 23일 공개됐다. 구독자 106만명을 가진 디섐보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은 12시간 만에 300만회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트럼프와 디섐보의 라운딩은 임무 수행 중 부상을 당한 참전 용사와 군인들을 위한 자선 경기로, 두 사람의 대결이 아니라 힘을 합쳐 18홀에서 50타 미만 스코어에 도전하는 ‘브레이킹 50(breaking 50, 50 깨기)’ 방식으로 진행됐다. 트럼프와 디섐보는 정확히 50타를 기록, 22언더파를 합작해 총 22만달러(약 3억원)를 기부하게 됐다. 디섐보는 “이건 모든 참전 용사에게 보답하기 위한 경기에 불과하다. 트럼프는 물론 바이든 측에도 참여 의사를 타진했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경기는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열렸다. 트럼프와 측근들이 주말에 종종 골프를 치는 곳이다. “트럼프의 오른쪽 귀에 거즈가 없는 것으로 볼 때 지난 13일 총기 피습 이전에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경기는 이른바 ‘2인 스크램블’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사람이 각자의 공으로 티샷을 한 다음, 두 번째 샷부터는 더 좋은 위치의 공을 선택해 치는 방식이다. 홀컵에서 가장 가까운 티박스(티샷을 하는 위치)에서 시작하고, 파 미만의 스코어를 기록할 때마다 1타(打)당 1만달러씩 적립해 상이 군인을 지원하는 자선 프로그램 ‘상처 입은 전사’에 기부하기로 했다. 트럼프와 디섐보는 버디 12개, 이글 5개 등 도합 22언더파를 기록해 50타로 경기를 마쳤다.

트럼프는 유명한 골프광이다. 지난 17일 공화당 전당대회에 깜짝 등장한 손녀 카이 트럼프도 “할아버지는 항상 전화를 걸어 자기 골프 플레이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는다”고 했다. 영상에서 트럼프는 긴 퍼팅을 성공시키고 이글도 기록했다. 한 번에 공을 그린 위에 올리고 기분이 좋은 듯 “바이든이 이걸 할 수 있을 것 같나?”라고 농담하는 장면도 영상에 담겼다. 트럼프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완승을 거둔 지난달 첫 TV 토론에서 “나는 시니어도 아닌 일반 클럽 챔피언십에서 두 번이나 우승했지만 바이든은 골프공을 50야드(약 45m)도 못 보낸다”며 바이든을 둘러싼 고령 논란을 파고들기도 했다.

트럼프의 스윙이 이른바 ‘뒤땅’을 때리는 팻 샷(fat shot)도 종종 나왔다. 그러자 트럼프는 “최근에 비가 와서 잔디가 젖어 있다”고 했다. 선거 구호인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적힌 빨간 모자를 쓰고 나온 트럼프는 골프 카트도 직접 몰았다. 한 지역 언론은 “트럼프의 샷이 보기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브라이슨 디섐보와의 '자선 골프'에서 롱 퍼팅을 성공시키고 있다. /X(옛 트위터)

디섐보는 라운딩하는 동안 트럼프에게 여러 질문을 던졌다. 골프를 좋아하는 이유를 묻자 트럼프는 “내가 잘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골프는 사람을 안정시킨다”고 했다. 그동안 만나 본 유명 인사 중 인상적이었던 인물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을 꼽았다. “엘비스 프레슬리를 보고 싶었는데 만날 기회가 없었다”고도 했다.

디섐보는 전에도 트럼프와 손녀 카이를 비롯한 트럼프 일가와 골프를 친 적이 있다. 2022년 7월 이 골프장에서 열린 LIV(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골프 리그) 대회 때는 트럼프와 함께 프로암(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 참가하는 대회)에 나갔다. 트럼프는 경기 말미에 디섐보에게 “어떤 선수의 플레이를 좋아하냐”고 묻더니 “나는 패트릭 리드를 좋아한다”고 했다. 2018년 PGA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지만 부정행위 논란을 비롯한 기행으로 ‘필드의 악동’이라 불린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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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워싱턴특파원입니다. 미국 대선과 정치, 외교·안보 뉴스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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