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Fed, 9월에 금리 내린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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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5. 오전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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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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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글로벌마켓부장
두 달 뒤인 9월 18일이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인하될 것이다. 미국 금융시장에선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몇 주째 95% 안팎으로 보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보다 하락하는 등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뚜렷해졌고, 6월 실업률이 4.1%로 올라가는 등 노동시장도 냉각되고 있어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최근 의회 증언에서 “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최대 고용 측면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고용 안정을 위해 금리를 내릴 용의가 있다는 얘기다. 월가는 다음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뚜렷한 신호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발 고금리 고통 걷힐까
최고 연 5.5%에 달하는 기준금리는 미국 경제 곳곳에 ‘고통’을 줬다. 제조업은 침체에 빠졌고, 부동산 거래는 얼어붙었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에선 유명 빌딩이 반값 이하에 팔리거나 차압당했다는 기사가 수시로 나온다. 상업용 모기지 대출이 많은 지역은행은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미국뿐이 아니다. 기축통화국 미국의 긴축은 세계 각국에 어려움을 줬다.

그런 만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크다. 월가는 9월부터 분기당 한 번 0.25%포인트씩 지속해서 내릴 것으로 관측한다. 현재의 제약적인 금리를 적어도 연 3%대로 떨어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부동산과 제조업 등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으로 본다. 각국 중앙은행도 인하에 동참하거나 인하 추세를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2024년 세계 경제성장률 추정치를 3.1%, 2025년 3.2%로 각각 0.2%포인트 상향 조정한 배경이다.

이런 전망에 불확실성을 드리운 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 이른바 ‘트럼프 2.0’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TV 토론에서 우위를 점한 데 이어 암살 시도를 극복하면서 트럼프의 11월 당선 가능성은 크게 높아졌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새 주자로 떠올랐지만 정치 베팅 시장에선 여전히 트럼프의 당선 확률을 높게 본다.
트럼프발 고금리 강달러 지속?
문제는 트럼프가 주장하는 관세 인상과 감세, 반이민 등 모든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0% 보편적 관세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60% 관세는 그것만으로 연 2.4%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2017년 도입된 감세정책이 연장되면 2025년부터 10년간 4조6000억달러의 재정 적자가 추가될 것으로 추정했다. 더 많은 국채, 더 높은 금리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Fed는 트럼프 정책에 따른 영향을 경제 전망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 미국 투자은행 에버코어ISI는 “Fed가 2025년 트럼프 정권하에서 인플레 충격이 나타나 다시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을 피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9월 금리는 내리겠지만 이후 통화정책은 안갯속에 빠질 수 있다.

고금리는 필연적으로 강달러를 동반한다. 트럼프는 “약달러를 원한다”고 하지만 바클레이스는 “관세 위험만으로도 달러 랠리를 주장하기에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미국발 고금리, 강달러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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