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자금난에 공사중단 아파트, 줄줄이 공매…8회차 입찰에도 낙찰 ‘0’

입력
기사원문
조성신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재건축 사업장에 공사중지 예고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자금난으로 아파트 신축 공사가 중단된 사업장들이 올해 들어 잇따라 공매에 나오고 있다. 하지만, 건설 경기 침체로 이를 사겠다고 나서는 낙찰자들이 나타나질 않고 있다.

10일 주택공급 업계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올해 공매 공고를 낸 아파트 신축 사업장은 총 6곳으로, 이는 작년 한 해 공매 공고를 낸 사업장 수(3곳)의 두 배다.

HUG는 시행사나 시공사가 자금난으로 아파트 신축 공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입주 예정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HUG 주도로 공사를 계속 진행하거나 입주 예정자들이 낸 분양대금(계약금·중도금)을 돌려준다.

분양대금을 환급해 줄 경우 이를 회수하기 위해 해당 사업장을 공매에 부치게 된다. HUG는 올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국건설의 광주 지역 사업장 3곳을 비롯해 아파트 신축 사업장 6곳을 지난 4∼5월 처음 공매에 내놨다.

광주 궁동·수기동·산수동의 한국아델리움(총 752가구, 한국건설), 강원 삼척 마달더스테이(205가구, 신성산업건설), 전북 군산 수페리체(492가구, 진경건설), 울산 울주 청량 신일해피트리(672가구, 신일) 등 모두 지방 사업장들이다.

이들 사업장은 시행사나 시공사가 자금난으로 사업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3개월 이상 공사 중단 상태가 지속되면서 공매 절차를 밟게 됐다.

하지만 6개 사업장 모두 최종 회차인 8회차 입찰까지 유찰을 거듭하면서 주인을 찾지 못했다. 거듭된 유찰에 따라 재공매에 나온 사업장들의 최저 공매가는 최초 공매 당시보다 20∼30% 떨어진 상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 등 각종 비용이 오르고 지방 분양시장 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에 공매에 나온 사업장들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뛰어드는 업체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내다봤다.

결국 HUG는 6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이달 재공매를 실시할 예정이다.

문제는 공매에 나오는 사업장이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중소·중견 건설사의 법정관리 신청이 잇따르면서 보증사고가 난 사업장은 총 11곳에 달하기 때문이다.

HUG 관계자는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주택 경기가 좋지 않아 공매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환급금 회수를 위해 수시로 공매를 실시하고, 매각설명회를 추가로 진행하는 등 홍보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