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짠물 이자에 예테크족 떠날라…금리 야금야금 올리는 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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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26. 오후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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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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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개 저축은행 수신잔액/그래픽=김다나

은행 예금금리가 3%대 초반까지 떨어졌으나 저축은행 업계에선 금리인상 움직임이 나타난다. 아직 대출을 적극적으로 재개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연말 예금 만기도래를 앞두고 최소한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금리를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지난 22일 정기예금 상품에 만기 9개월 구간을 신설했다. 9개월 구간의 금리는 1년 만기와 동일하다. 3개월 짧은 만기에도 1년간 예치할 때와 똑같은 금리를 지원하면서 사실상 금리를 인상하는 효과를 노렸다.

SBI저축은행이 금리를 조정한 건 이달 들어 세번째다. SBI저축은행은 앞서 지난 19일 영업점·인터넷뱅킹·사이다뱅크에서 판매하는 정기예금과 회전정기예금 금리를 0.3%포인트(P) 인상했다. 지난 7일에는 사이다뱅크 파킹통장(입출금통장) 금리를 0.3%P 올려, 예치금 1억원까지 3.2% 금리를 적용했다.

HB·모아·애큐온저축은행 등도 예금금리를 일제히 인상했다. 지난달말 HB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6~3.7%였으나 현재는 3.75~3.9%까지 올라갔다. HB저축은행은 지난달말 모든 상품의 6개월 만기 구간에 3.6%의 금리를 적용했으나 현재는 최고 4%를 적용하고 있다. 모아저축은행도 지난달말 최고금리가 3.5%였지만 지금은 3.7%를 제공 중이다. 같은 기간 애큐온저축은행의 최고금리도 3.65%에서 3.85%로 인상됐다.

예금 만기도래 기간을 앞두고 최소한의 예금을 유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통일경영공시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예금잔액 12조3324억원 중 68.2%에 해당하는 8조4159억원은 내년 3월 안으로 만기가 돌아온다. 모아저축은행도 전체 예금잔액 1조8365억원 중 1조85억원(54.9%)의 만기가 내년 3월 내 도래한다. 애큐온저축은행도 내년 3월 안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예금 비중이 59.6%다.

저축은행은 연말까지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을 110%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예금을 초과하는 규모로 대출을 취급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저축은행의 예대율을 100%로 제한한다. 다만 연말까지 이 기준이 한시적으로 완화됐다. 유동성 비율도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그동안 저축은행의 수신자금은 꾸준히 줄었다. 지난 6월말 79개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100조886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만 6조2363억원이 이탈했다. 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수신잔액이 크게 증가하지 않도록 예금금리를 낮게 유지했다.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과 고금리 등으로 업황이 악화해 예금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대출로 소화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예적금 만기가 연말에 몰려 있기 때문에 자금이탈에 대비하려는 목적으로 금리를 인상했다"며 "아직 대출을 활발히 재개하지는 못하는 상황이지만 신규대출을 꾸준히 내보내고 있긴 해서 최소한의 자금확보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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