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 나와!” 티몬·위메프 사태에 애타는 피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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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5. 오후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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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만간 수사 착수”
24일 발생한 티몬과 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사태로 여행상품을 환불 받지 못한 피해자의 화면. 윤예솔 기자


25일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 1층과 티몬 사옥 외부는 환불을 요청하는 고객들로 아침부터 북적였다. 전날 발생한 두 플랫폼의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의 피해자들은 새벽부터 회사로 몰려들어 피해를 호소했다.

이날 오전 7시 서울 강남구 티몬 건물 주변에는 피해자 21명이 모여있었다. 건물 앞에서 대기하던 이들은 각자 휴대전화 번호와 이름, 예약번호 등을 공유하고 카카오톡 단톡방을 만들어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다. 전날 오후 8시 전주에서 서울로 올라왔다는 정선길씨는 “어제 일부 고객들이 난동이 부리기도 했는데, 과격 행동을 서로 말리자”며 피해자들을 달랬다.

티몬 사옥을 찾은 고객 대부분은 여행상품을 구입했다가 환불받지 못한 이들이었다.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용한(43)씨는 “처가를 합쳐 11명 식구가 괌 여행을 계획해 현금으로 1100만원을 결제했는데 갑자기 이 사태가 발생했다. 여행사에서는 티몬에서 대금을 받지 못했으니 결제를 다시 하라고만 했다”며 “대형 플랫폼 시스템이 이렇게 부실한 줄 몰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평소 항공사에서 직접 비행기 표를 끊었지만, 인당 최대 발권 수량이 9명이라 어쩔 수 없이 플랫폼을 이용했다”며 “첫 이용에 이런 일을 당했다. 가족들에게 미안해 오늘 장사도 접고 오전 6시부터 이곳을 찾았다”고 토로했다.

취업 후 첫 가족여행을 준비하던 최모(30)씨도 여동생과 현장을 찾았다. 최씨는 “올 여름 어머니를 모시고 일본 삿포로 여행을 준비중이었다. 피해 금액은 총 150만원 정도인데 여행사에서는 재결제를 하지 않으면 여행을 갈 수 없다고 한다”며 “환불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혹시 몰라 와 봤다”고 전했다.

25일 오전 정산·환불 지연 사태를 항의하기 위해 위메프 본사를 찾은 판매자와 소비자들이 건물에 들어가기 위해 건물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 최원준 기자

위메프 본사 1층에선 이날 오전 7시부터 환불 수기 접수가 시작됐다. 위메프 관계자는 “오전 8시 기준 400건의 환불 요청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격앙된 고객 사이에선 다툼도 벌어졌다. 이날 위메프 본사 안내대에서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던 한 중년 여성 A씨가 갑자기 “관계자 나와”라고 소리쳤다. 다른 소비자가 상황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A씨는 오히려 고객들에게 “가만히 있어”라고 다그치며 장내가 한때 혼란을 빚었다.

판매 정산을 받지 못한 입점주들도 두 회사 사옥을 찾았다. 이날 오전 10시10분쯤 위메프 본사에 방문한 40대 여성 허모씨는 “두 달째 판매대금 정산받지 못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허씨는 “판매자들 사이에서 정산 문제가 대두됐던 건 이번 달 초였다”며 “위메프 측에서 시스템상에 문제가 있으니 일주일만 기다려달라고 하고서는 아직 정산해주지 않았다. 무려 1억 원이 묶여있다”고 말했다.

최근 발생한 정산·환불 지연 사태로 25일 오전 판매자와 소비자 수백 명이 위메프 본사에 항의하기 위해 방문했다. 최원준 기자

입점주들의 항의에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우선 소비자 문제부터 해결하겠다”며 “소비자 환불이 26일 중으로 마무리 될 것이다. 이어 곧바로 판매자 정산도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오전 11시 현재 현장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안전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류 대표는 “지난 24일 오후 7시쯤 환불 요청을 위해 현장을 찾은 사람들 사이로 로비에 비치된 TV가 넘어져 손상되고 경찰이 출동했다”고 말했다. 이날 티몬 건물 앞에서는 오전 8시부터 경찰이 출동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아직까지 환불 사태와 관련한 고소 및 고발이 접수된 것은 없다”며 “현재 사안이 매우 커진 만큼 해당 사건이 접수되면 바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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