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이-하 전쟁, 이면엔 여성·인질 참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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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9. 오전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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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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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이스라엘대사관 주최 다큐 상영회 열려
“이스라엘 여성들 ‘비명 뒤 침묵’의 증인돼 달라”
'비명 뒤 침묵(Screams Before Silence)’ 다큐멘터리 영화가 이스라엘 대사관 주최로 18일 국내 처음으로 상영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속 여성들의 참혹한 사건을 조명한 영화가 국내 처음으로 상영됐다.

18일 ‘비명 뒤 침묵(Screams Before Silence)’ 다큐멘터리 영화가 서울 명동역 CGV에서 이스라엘 대사관 주최로 개봉됐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텔아비브 노바 뮤직 페스티벌 당시 하마스가 이스라엘 여성 소녀들을 대상으로 강간과 학살을 자행했다. 이 사건의 목격자 생존자 관계자들은 영화를 통해 전쟁 이면에 민간인 참사를 알렸다.

영화에는 노바 뮤직페스티벌 사건 발생 당시 생존자인 탈리 비네르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탈리는 하마스의 총격을 피해 친구들과 트레일러 차량에서 7시간가량 웅크려 숙이고 있었다. 그는 “차량 밖에서 여성들이 “그만하라”는 말을 반복해 울부짖었다”며 “15~20분 동안 이어지는 여성의 비명을 들을 때 그들이 겁탈당하고 있음을 알았다”고 회상했다. 비명이 끝나고 침묵이 이어진 것은 소리치던 여성들이 사살되고 난 뒤였다. 탈리는 “트레일러에서 나왔을 때 너무 많은 사람이 살해된 상태였으며 혈흔을 보며 그들이 성폭행당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미트 수사나는 55일간 하마스에 납치돼 있었다. 아미트는 당시 끔찍했던 상황을 “죽는 것이 살아있는 것보다 낫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를 둘러싼 10명의 남성은 그녀를 납치해가며 환호했고 그녀가 감금됐을 때는 기억하기 힘든 성적 수치심을 느껴야 했다. 아미트는 “납치당한 동안 성폭행을 당했고 풀려난 이후에는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전문가들은 “성폭력은 전쟁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부의장 루스 할페린-카다리 교수는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된 것이 여성을 무기화하는 것”이라며 “여성의 몸은 이전부터 국가를 상징하기 때문에 여성에게 가하는 공포 잔혹함은 그 국가를 향한 공격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군사 영안실을 담당하던 셔리 멘데스 예비군은 영안실로 들어온 시체에 신원을 식별할 수 없는 얼굴과 하체에 많은 양의 피가 묻어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셔리는 “이들이 여성을 체계적인 전쟁 무기로 사용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에이탄 슈워츠 프로듀서가 18일 영화 상영회 질의응답 시간에 발언하고 있다.

이 영화가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만행을 다루고 있지만, 전쟁은 일방적이지 않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인도주의 구역에 공습을 가해 최소 60여명이 사망했다. 임형택 성결대 국제개발협력학과 교수는 18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하마스 만행이 반인륜적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그럼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종교적 부분에 있어 이성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기독교는 이스라엘’이라는 단순한 지지나 무비판적 태도를 넘어 사안을 객관적으로 보는 차가운 머리와 그들 아픔에 공감하는 따뜻한 심장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바락 샤인 주한 이스라엘대사관 공관 차석(부대사관)은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가자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이스라엘 편이냐 팔레스타인 편이냐의 흑백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일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영화 총괄 프로듀서 중 한 명인 에이탄 슈워츠는 “여성들이 겪은 참혹한 사건이 알려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이와 같은 잔혹한 사건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길, 이 영화를 통해 피해 여성들의 증인이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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