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 대출 리스크 커지나…금리 인상기에 ‘담보부 영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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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후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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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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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꺾이고 담보대출 증가
지난달 9일 서울 시내 모습. 연합뉴스

금리 인상기가 시작되면서 가계 신용대출 규모가 감소한 반면, 담보대출은 늘어왔다. 부동산시장이 침체하면서 안전할 줄 알았던 담보대출에서도 부실 징후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지만, 높아진 대출 문턱 등의 영향으로 개인 차주들의 ‘영끌’은 계속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3월 말 현재 시중은행(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대기업·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 원화 대출과 가계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코로나19 전인 2019년 3월에 견줘 각각 236조1천억원, 93조7천억원 늘었지만, 가계 신용대출은 2조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체 원화대출에서 가계신용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14.3%에서 10.2%로, 가계대출에서 신용대출 비중도 26.9%에서 22.1%로 각각 감소했다.

얼어붙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막대한 유동성이 동원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신용대출은 여타 대출과 마찬가지로 증가 추세였으나 2021년 8월 이후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는 담보대출에 견줘 상대적 고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증가세가 크게 꺾였다.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2019년 3월 126조7천억원에서 2021년 9월말 161조2천억원으로 늘었다가, 다시 2024년 3월말 기준 124조7천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담보대출 비중은 오히려 늘었다. 여기에는 건전성 관리에 나선 금융기관 수요도 함께 반영됐다. 이에 전체 대출잔액 가운데 신용대출 비중은 2019년 3월말 기준 전체 대출잔액의 27.6%에서 2024년 3월말 23.1%로 4.5%포인트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담보대출 비중은 55.3%에서 57.6%로 2.3%포인트가량 늘었다.


이런 시중은행 권 내 대출 성격별 비중 변화는 개인사업자의 신용도 변화가 주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개인사업자의 재무 상황이 순수 신용대출을 실행할 정도로 우량하지 못해 담보 활용 빈도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개인사업자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은행권이 부실화 위험을 피하기 위해 담보대출에 좀 더 무게를 둔 영업을 했다는 뜻이다.

금융전문가들은 현재 개인사업자의 영업 환경이 꾸준히 악화되고 있는 터라 담보대출도 부실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본다. 한국은행은 최근 낸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개인사업자 보유대출의 주된 담보대상이 상업용 부동산인 점을 염두에 두면 2022년 3분기부터 지속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그간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의 담보대출 비중은 75.7%에 이른다.

최근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오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각종 담보를 기반으로 한 ‘영끌’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불황형 대출로 불리는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올해 4월 말 52조3600억원으로 2년 전(47조3259억원)보다 5조원가량 증가했다. 지형삼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담보대출이 부동산시장 악화와 맞물리면서 올해 중에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리스크가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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