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동문들, ‘40년째 재임’ 신일희 총장 퇴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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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후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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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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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희(85) 계명대 총장. 계명대 누리집 갈무리

“유래 없는 40년 총장, 신일희 계명대 총장 즉각 사퇴하라.”

계명대 민주동문회 소속 졸업생 192명이 지난 8일 성명을 내어 열번째 임기를 시작한 신일희(85) 계명대 총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성명에 참여한 동문은 67학번부터 23학번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성명에서 “계명대는 미국 북장로회 선교사들이 지역사회의 의료와 교육을 위해서 만든 대학이다. 하지만 이와 무관한 신일희 총장이 실질적으로 대학을 사유화하고 있다. 학교의 투명성과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철저히 무시하면서 한치의 반성도 사과도 없이 또다시 총장직을 연임한다는 것은 노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최종태(52·국문 91) 민주동문회장은 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아무리 사립대학이지만 교육은 공공의 영역이다. 40년 총장 연임이라는 비정상적인 상황은 학교 운영의 민주적인 객관성과 공정성을 떨어뜨린다. 교육부 등 행정당국이 눈여겨보고 관리·감독을 할 수 있도록 공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총장은 지난 8일 계명대에서 제13대 총장 취임식을 열고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단과대학이었던 계명대가 종합대학으로 승격한 1978년 초대 총장으로 취임한 뒤, 1988년부터 2004년까지 4~7대 총장을 맡았고, 2008년 9대 총장으로 취임해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새로 시작한 임기까지 포함하면 40년 동안 총장을 맡는 셈이다. 전국 대학 총장 가운데 재임 기간이 가장 길다.

계명대는 1996년 총장 직선제를 폐지한 뒤, 총장추천위원회가 총장 후보를 법인 이사회에 추천하면 이사회에서 무기명투표로 총장을 뽑는다. 총장 연임 제한 등의 규정은 없다. 신 총장은 지난달 13일 열린 이사회에서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신 총장은 “훌륭한 후배도 많으니 이제는 다른 분을 후임 총장으로 결정해주길 바란다”고 말한 뒤 퇴장했다. 하지만 함께 총장 후보로 추천된 나머지 2명이 신 총장 연임 지지를 밝히면서 뒤이어 퇴장했다. 이사회는 결국 무기명투표를 벌여 만장일치로 신 총장을 제13대 총장으로 결정했다.

계명대를 졸업한 한 동문은 이런 과정에 대해 “신 총장이 오랫동안 총장을 지낸 만큼 지역사회에서는 살아 있는 권력으로 통한다. 이사회 등 측근들이 물러나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총장을 바라지 않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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