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내 출마 막고 싶거든 전당대회서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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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전 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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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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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들에 실망” 강경 발언으로 사퇴 요구 일축
의원들에게 “완주해서 트럼프 이기기로” 공개 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4일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민주당 인사들을 “당내 엘리트들”이라고 몰아붙이면서 대선에 나서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전당대회에서 내게 도전하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동요가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고 단호하고 거칠게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엠에스엔비시(MSNBC) 방송 ‘모닝 조’ 프로그램과의 전화 연결에서 자신은 “당내 엘리트들” 때문에 “너무 좌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람들 중에 내가 선거에 나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한테 맞서 나서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전당대회에서 도전하라”고 했다. 또 “난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대중이 내게서 떠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당 내부에 대해 이 정도로 강한 비판을 가한 것은 이례적이다.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당내 엘리트’와 자신을 변함없이 지지하는 ‘대중’을 대비시킨 화법도 그동안 볼 수 없던 모습이다. 이는 전날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주최한 전화 회의에서 상임위 간사 여럿이 자신의 후보 사퇴를 주장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이어 휴회를 마치고 돌아온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사퇴론이 커질 가능성을 견제하는 시도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도 “언론 등의 온갖 추측에도 불구하고 난 대선 레이스를 계속하면서 끝까지 완주해 도널드 트럼프를 이기기로 굳게 결심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달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다른 후보를 원하는 이들이 행동에 나설 기회는 열려 있다면서도 “지금은 단결할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경선에서 87%가 자신에게 표를 준 대의원들이 입장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는 점을 알면서도 ‘내가 싫으면 전당대회에서 바꾸라’고 주장한 것은 자진 사퇴 의사가 없다는 점을 다시 내비친 것으로도 풀이된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그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이들은 내심의 계산이 어떤지를 떠나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고 있다. 역시 대안들 중 하나로 꼽히는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이날 에이피(AP) 통신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에서 낙마하면 그 자리에 도전하겠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답하면서 “그런 기사에서 내 이름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월터리드 육군병원의 파킨슨병 전문가가 백악관을 8차례 방문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나섰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 전문가의 백악관 방문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채 “대통령이 파킨슨병 치료를 받지는 않았다”, “파킨슨병 약을 먹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또 월터리드 병원 의료진은 백악관 근무 군인들을 진료하려고 자주 백악관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의 백악관 출입 횟수는 백악관이 자발적으로 공개한 방문자 기록으로 확인된 것으로, 3월 이후로는 기록이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도 백악관을 여러 번 방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는 방문자 기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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