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선생과 대화, 이젠 꿈이 아니죠"

입력
수정2024.07.09. 오후 1:42
기사원문
김시균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AI 버추얼 기업 비브스튜디오스 김세규 대표
1400년 전 사라진 미륵사지
문화사료 검증 복원해 호평
안중근·윤봉길 의사 등
역사 속 디지털 위인 만들어
넷플릭스 등 영화·TV 러브콜
AI기술 곳곳서 영향 커질것




올해 1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미륵사지'가 전북 익산시 국립익산박물관에서 1400년 전 모습 그대로 대중 앞에 섰다. 백제 불교문화의 상징이자 무왕 시대 백미인 미륵사지가 고해상도 미디어월을 통해 3D 이미지로 생생히 재탄생한 것이다. 인공지능(AI) 버추얼 프로덕션 기업 비브스튜디오스가 제작한 3D 미륵사지는 AI가 미륵사지 건축 과정을 연구한 국내 논문과 고증 자료를 학습해 입체적 이미지로 복원해냈다.

김세규 비브스튜디오스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미륵사지뿐만 아니라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적지, 유물, 위인까지 입체적으로 시각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첨단 기술을 통해 과거의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풀어내는 메신저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프로젝트는 유적지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있는 백범김구기념관 1층에 설치된 '디지털 김구 선생' 키오스크에 다가가면 화면에 뜬 김구 선생이 "반갑네. 요즘 기술로 이렇게 얼굴을 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어 기쁘네"라며 반긴다.

김 대표는 "디지털 휴먼을 국가보훈 분야에 적용한 최초 사례"라며 "비브스튜디오스가 디지털 김구의 AI 이미지 생성을 담당하고, 김구 선생이 관람객과 실시간 대화를 주고받는 AI 언어모델은 AI 업체 아크릴, 레벨나인이 맡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비브스튜디오스는 김구 선생뿐만 아니라 윤봉길 의사와 안중근 의사도 디지털 휴먼으로 재현해냈다. 디지털 안중근은 서울역 인근 안중근의사기념관에, 디지털 윤봉길은 양재시민의숲역 인근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각각 만날 수 있다.

김 대표는 "현재 남아 있는 위인의 사진 자료에 해당 인물이 직접 썼거나 그 인물에 대해 쓰인 책, 연구 논문 등을 AI 모델로 충분히 학습시킨 결과물"이라며 "관람자와 입체적인 대화도 가능하기 때문에 특히 아이들에게 교육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비브스튜디오스는 AI 기술로 버추얼 프로덕션, 공간 기획, 콘텐츠 제작 등을 하는 기업이다. 컴퓨터그래픽(CG)과 3D 기술에 기반한 시각효과(VFX)에 특화한 기업으로, 자체 AI 연구소 비브랩을 통해 AI 기술을 꾸준히 VFX에 접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AI VFX를 포함한 글로벌 버추얼 프로덕션 시장 규모는 연평균 17.8%씩 성장해 2030년 67억9500만달러(약 9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김 대표는 "VFX 전문인력이 한 프레임씩 수작업으로 합성했던 주연 배우의 어린 시절이나 나이 든 모습도 AI 기술을 통해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며 "영화·드라마 업계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페이스 스왑(Face Swap)'이라 불리는 이 회사 기술은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에서 손석구 배우가 연기한 '장난감'의 어린 시절에 쓰여 주목받은 바 있다.

김 대표는 "이처럼 VFX 작업에 AI 기술을 접목하면 작업 시간이 크게 줄어 제작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며 "현재 삼성물산 래미안갤러리, SK텔레콤 이프랜드 및 에이닷 제작, 크래프톤 게임 광고 제작 등 국내외 기업에 우리 기술이 접목됐거나 접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브스튜디오스의 AI 이미지 변환은 지난달부터 국내 포토부스에서도 써볼 수 있다. 셀프 사진관 미소, 얼짱스티커사진 부스에서 사진을 찍으면 AI가 카툰 캐릭터로 느낌 있게 이미지를 변환해준다. 김 대표는 "최근 각지에서 행사와 이벤트 증가로 포토부스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결혼식, 생일파티, 기업 행사뿐만 아니라 SNS에서의 영향력도 확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시균 기자]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