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의 도시 vs 2차전지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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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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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기업’ 두고 치열한 신경전
에코프로 투자 확대에 포스코 수성

철강 업계 ‘큰형님’ 포스코와 2차전지업계 리더 에코프로가 경북 포항시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7일 산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미래 주요 먹거리로 불리는 2차전지 산업이 포항 성장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지난 1일 열린 3분기 직원 조회에서 정부의 기회발전특구에 에코프로가 지정된 것에 대해 “포항을 철강도시에서 2차전지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기회발전특구는 지방에 대규모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정부가 세제 및 규제 특례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정부는 지난달 20일 1차 기회발전특구로 에코프로 생산기지가 있는 포항을 비롯해 총 8곳을 지정했다.

에코프로는 2016년부터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 15만평 부지에 약 2조원을 투입해 연 생산량 15만t의 배터리 양극 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했다. 에코프로는 향후 5년동안 포항 블루밸리 산업단지 21만평에 약 2조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하고 투자 일정 등을 조율 중이다.

반면 포항을 지금의 산업도시로 성장시킨 포스코는 앞으로도 포스코가 지역 사회 발전의 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정부가 포항을 종합제철 입지로 확정한 1967년 당시 경북 포항시 인구는 약 7만명에 불과했지만, 영일만에 포항제철이 들어선 후 포항은 인구 50만명에 달하는 경북 제1의 산업도시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1968년 약 3억2000만원에 불과했던 포항시의 재정 규모도 2024년 2조6717억까지 불어났다.

업계에서는 포항시가 ‘신산업 중심 도시’라는 정체성을 위해 에코프로 쪽에 살짝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포항시로서는 신산업으로 부흥을 노려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포스코는 철강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천시열 포항제철소장은 경북 포항 포스코역사관에서 열린 언론 설명회에서 “포항시청 명함을 보면 ‘바이오시대 2차전지시대를 선도하는 포항시’라고 쓰여 있다”며 “포항제철소장으로서 앞으로는 ‘신철기시대를 앞장서는 포항시’로 바뀌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십 년 간 이어져 온 ‘포항=포스코’라는 인식이 쉽게 깨지진 않을 거라는 시각도 있다. 포스코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가 포항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면 에코프로 못지않은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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