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여명 전 교인 매일 성경연구로 건강한 믿음 공동체 이뤄

입력
기사원문
장창일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4050 신목회열전] <25> 천세종 대구 새창조교회 목사
천세종 새창조교회 목사가 지난 4일 대구의 교회에서 성경을 펴고 성경묵상 훈련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구 새창조교회(천세종 목사) 교인들은 매일 성경을 읽는다. 읽기만 하는 건 아니다. 정해진 통독 일정표를 따라 매일 성경 2장을 소리 내 읽고 묵상한다. 묵상 중 은혜가 된 구절을 각자 ‘묵상을 위한 본문’으로 선택한 뒤 교회가 제작한 ‘복음 노트’에 내용을 옮긴다. 말씀을 소화하는 과정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교인들은 자신이 쓴 본문을 ‘관찰-하나님(예수님)은 어떤 분이시며 어떤 구원의 역사를 행하십니까’하고 ‘적용-나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복음)은 무엇입니까’ 한 뒤 ‘감사와 기도’를 하며 이 내용을 노트에 자세히 적는다. 복음 노트를 따라 이렇게 통독을 하면 신·구약을 완독하는 데 2년이 걸린다.

‘복음 노트 성경통독’은 천세종(50) 목사도 예외가 아니다. 천 목사는 주일설교 본문도 직접 쓴 복음 노트 중에서 정한다. 받은 은혜를 교인과 나누기 위해서다. 복음 노트를 활용한 성경통독은 이 교회 새벽예배를 대신하는 중요한 양육 프로그램이다. 현재 교회는 대구 남구 계명대 대명캠퍼스 전문관 강당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이곳이 오전 7시가 돼야 문을 열어 새벽예배로 모이는 게 쉽지 않다.

지난 4일 교회에서 만난 천 목사는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훈련은 장로교인의 기본으로 나와 우리 교인 모두 매일 성경연구를 하는 셈”이라면서 “성경을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게 건강한 신앙인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150여명의 교인과 건강한 신앙 공동체를 꾸리고 있는 천 목사의 목회 여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건 아니었다.

장로회신학대에서 신학 수업을 받고 미국 듀크대와 밴더빌트대에서 각각 신학석사와 바울 신학으로 신약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모교인 장신대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그러던 중 2016년 12월 대구의 한 대형교회 담임목사 청빙을 받았다. 당시 교회는 새 예배당 건축을 앞두고 있었다. 천 목사는 3년 남짓한 건축 기간을 무사히 이끌었다. 원로목사가 시작했던 건축을 무사히 마무리 짓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교회와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천 목사는 “위임 투표에서 교인 93% 찬성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위임식을 하지 못했고 예배당 건축 공사를 마무리 하면서 사임했다”면서 “담임목사 사임으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교회를 떠나 자체 기도 모임을 시작한 교인들이 ‘기도 모임에 와 설교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예배 공동체를 시작하게 됐고 2020년 2월 9일 감격스러운 창립예배를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곧이어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한동안 모이지 못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아픔을 딛고 시작한 공동체는 끈끈했고 지금까지 든든히 서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게 새로워지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교회는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후 5:17)는 성구를 따라 건강한 믿음 공동체를 지향한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돼 하나님께서 주인 되시는 건강한 교회를 세우고 말씀과 기도로 훈련받아 복음으로 세상을 섬기는 성령 공동체’라는 사명선언문도 채택했다.

성경 통독과 함께 이 교회가 집중하는 건 셀 모임이다. 코로나19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시작한 셀 모임은 적게는 3명에서 10명이 넘지 않는 소그룹으로 진행되는데 매 주일 한 차례 모인다. 주일 예배 후 교회에서 만나기도 하고 주중에 온라인으로 모이는 경우도 있다. 모임은 짧게 진행되는데 ‘한 주 동안 감사했던 일’ ‘설교 중 은혜받은 부분’ ‘기도 제목’ 등 세 가지만 나눈 뒤 헤어진다.

이 교회는 전통 교회와는 확실히 다른 면이 적지 않다.

당회나 운영위원회를 대신하는 ‘브살렐’이라는 이름의 모임이 대표적이다. 유능한 성막 기술자였던 출애굽기의 브살렐은 헌신의 상징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천 목사는 “장로들이 참여하는 당회 대신 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교인들이 모이는 ‘브살렐’이라는 모임이 있고 우리끼리는 ‘브살렐 멤버’라고 부른다”면서 “정기적으로 브살렐 멤버들이 온라인 회의에서 만나 교회 살림을 챙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약학자인 천 목사는 강의와 학술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연세대 겸임교수로 강의하고 있는 천 목사는 오는 23일부터 닷새 동안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에서 열리는 세계신약학회(SNTS) 학술대회에 임성욱 연세대 교수와 함께 초청 받았다.

천 목사는 “신학대에서 강의하다 교회 현장으로 나와보니 신학과 목회와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걸 더욱 깊이 깨닫게 된다”면서 “이런 조화를 추구하면서 새창조교회 교인들과 깊은 영성을 나누며 목회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더불어 부흥 운동에 깊은 관심이 있어 ‘웨일스 부흥운동’이나 ‘아주사 부흥운동’을 공부하고 있다”면서 “‘성령세례와 충만’을 강조했던 마틴 로이드 존스의 주장대로 주님의 시간에 성취될 강력한 부흥운동을 위해 작은 헌신을 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기자 프로필

어릴 때부터 어른들 대화에 끼어들기 좋아했던 호기심 많은 인간.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기자. 교회사에 관심이 큼. 근현대 역사와 일제 강점기 교회사를 좋아함. 세계교회사에서는 신,구교 분리사와 2차 세계대전 전후 교회사에 대한 사료를 즐겨 찾아봄. 사진은 특기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생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