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韓 사퇴 연판장’ 모의… “다 죽는 길” 당내 반발에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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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논란에 친한·친윤 정면충돌 양상
전대 2주 남아… 한동훈 정치력 시험대
용산 “대통령실 끌어들이지 말라”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터지면서 당권 주자들 간 비방전이 격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동훈·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과정에서 돌연 불거진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의 정면충돌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다. 일부 친윤계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한 후보 사퇴 촉구를 위한 ‘제2의 연판장 작전’을 모의했다가 무산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친윤계가 악수를 뒀다”는 평가도 나왔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7일 “화합 저해 행위에는 중앙윤리위원회 제소 등 당헌·당규에 마련된 모든 제재 조치로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당대회 과정에서 각 후보들이나 캠프 관계자들이 대통령실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 여사 문자와 한 후보의 침묵을 둘러싼 내부 파열음이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이다.

당 선관위는 일부 당협위원장들이 지난 6일 원외 인사들에게 한 후보 사퇴 동의 여부를 묻는 전화를 돌린 데 대해서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선거운동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원외 당협위원장 154명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는 이날 “제2의 연판장은 다 죽는 길” “권력에 줄 서지 말라” 등 한 후보 사퇴 기자회견 시도에 대한 반발이 이어졌다. 결국 기자회견은 취소됐다.

이에 한 후보는 페이스북에 “여론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하지 마시고 지난 번처럼 그냥 하기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친윤계가 한 후보 잡겠다고 연판장 작전을 짜다가 오히려 1위 자리를 굳건하게 만들어주는 역풍이 불 것 같다”고 말했다. 영남권 의원은 “한동훈 견제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연판장 전략밖에 없나. 구태정치를 답습한 실책”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한 후보의 정치력이 재차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당대회가 2주 넘게 남은 상황에서 친윤계 및 경쟁 후보들의 흔들기가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 중진의원은 “앞으로도 계속 다른 후보가 한 후보에게 진흙탕에 들어와 싸워보자고 손을 잡아끌면, 결국엔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 후보는 8일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첫 메시지로 ‘구태정치 청산’을 내세울 예정이다.

다른 당권 주자들은 한 후보를 조준한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친윤계 지원을 받는 원희룡 후보는 페이스북에 “한 후보가 김 여사 문자 논란을 전당대회 개입으로 몰아가고 있다. 자기 잘못을 감추기 위해 대통령실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행태는 당을 분열시키고 대통령을 흔드는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후보도 “어설프게 공식·비공식 따지다 우리 당원과 국민, 총선 후보가 그토록 바랐던 김 여사 사과의 기회마저 날린 무책임한 아마추어”라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와 원 후보를 모두 비판하며 “패배 브라더스의 진풍경”이라며 “이래서 그들은 총선을 졌던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윤상현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 후보와 원 후보에게 자제를 촉구한다”며 “연판장과 계파, 줄 세우기 이런 구태의연한 행태로 전당대회가 파행으로 치달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당대회 선거에 관여한 바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전당대회 과정에서 각 후보나 운동원들이 대통령실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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