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안전망’ 삭제될까⋯아이들이 위험하다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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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0. 오후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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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학교·유치원 놀이터 탄성포장재...시공 이후에는 안전검사 항목서 없어
인증협회 “접촉 안된다” 검사 ‘외면’, 유해물질 전이 우려… 기준 강화해야


경기지역 초등학교와 유치원 놀이터 바닥에 사용한 탄성포장재에서 기준치 이상의 PAHs가 검출된 가운데 시공 이후에는 안전검사 규정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아이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사진은 탄성포장재를 사용한 도내 초등학교, 유치원 놀이터 예시. 조주현·홍기웅기자

하층부 검사서 PAHs 삭제 예고

경기도내 초등학교와 유치원 놀이터에 깔린 탄성포장재에서 기준치 이상의 PAHs가 검출(경기일보 1일자 1·2·3면 등 연속보도)된 가운데, 놀이터 시공 이후에는 이를 검출하는 안전검사 규정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교육기관 놀이터 바닥재의 제품 안전성 인증을 담당하는 협회가 탄성포장재 하층부에 적용하던 PAHs 기준을 삭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일 환경부에 따르면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 어린이활동공간은 관련 법상 ‘어린이활동공간 확인검사’ 대상이다. 관리 주체는 ▲활동공간을 신축한 경우 ▲활동공간의 연면적을 33㎡이상 증축한 경우 ▲활동공간을 70㎡이상 수선하는 경우에 지정된 시험기관으로부터 유해성 등 기준 적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다만 해당 검사에서는 바닥재의 중금속, 프탈레이트, 폼알데하이드만 측정할 뿐 PAHs를 검사 항목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바닥재는 품질 인증 과정에서 PAHs 8종을 측정하지만, 시공 이후 이뤄지는 정기 검사에서는 PAHs가 검사 항목에서 제외되면서 1급 발암물질 등 유해 물질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놀이터를 새로 짓거나 확장하지 않는 한 바닥재의 유해성 검사는 관리 주체의 자율에 맡기기 때문에 검사가 의무적으로 이뤄지지도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K-ECO팀이 실시한 이번 검사에서 1급 발암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된 탄성포장재 하층부에 대한 PAHs 규정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관급 놀이터 바닥재로 사용되는 탄성포장재의 인증을 담당하는 한국체육시설공업협회가 최근 바닥재 하층부의 PAHs 규정을 삭제한 단체표준을 준비하는 것이다.

단체표준이란 산업표준화법을 근거로 전문 분야의 용어나 기술 등에 대해 제정한 표준으로, 현재 어린이 놀이터에는 2017년 제정된 ‘SPS-KSSFIA1-1944(어린이 놀이시설용 현장포설형 충격흡수바닥재)’가 적용되고 있다. 이 표준에서는 유해성 품질기준의 시험 항목으로 ▲PAHs ▲중금속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를 제시한다. 현재 상층부는 PAHs 18종의 합을 1kg당 10mg 이하로, 하층부는 PAHs 8종의 합을 1kg당 10mg 이하로 제한한다.

협회가 밝힌 개정 사항에는 ‘제품의 상부층과 하부층에 동일하게 적용되던 유해 물질은 사용자에게 직접 노출되어 밀접하게 접촉되는 상부층은 모든 항목을 적용하고, 반면에 노출되지 않아 접촉되지 않는 하부층은 4대 중금속(함량)만 적용함’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러한 내용으로 단체표준이 개정되면 ‘하층부는 PAHs 8종의 합을 1kg당 10mg 이하로 제한한다’는 기준이 삭제, 탄성포장재 하층부의 PAHs는 검사하지 않아도 된다.

협회 관계자는 “접촉 가능성이 없는 하층부는 유해원소 함량만 남기며 자원을 안정적으로 재활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상층부와 하층부의 층이 완전히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고무 칩 사이로 공기가 이동하며 유해 물질이 전이될 우려가 있고 이미 파손된 현장에서는 하층이 드러나기도 한다”며 “놀이터 바닥재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되는 현 상황을 심각히 인지하고 관련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ECO팀


※ ‘K-ECO팀’은 환경(Environment), 비용(Cost), 조직(Organization)을 짚으며 지역 경제(Economy)를 아우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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