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폐 유발 독성까지… 더 위험한 유치원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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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0. 오후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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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교 이어 유치원 놀이터 바닥재도... 네 곳 모두 기준치 이상 발암물질 검출
성조숙증 유발 물질 ‘프탈레이트’도 검출


경기일보, 유치원 4곳 유해성 검사

경기일보가 탄성포장재로 조성된 도내 초등학교 네 곳의 놀이터 바닥재 유해성 검사를 실시한 결과 ‘1급 발암물질’을 포함한 독성물질 PAHs가 다량 검출(경기일보 7월1일자 1·2·3면)된 가운데 유치원 놀이터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PAHs가 검출됐다.

특히 이번 유치원 놀이터 검사에서는 성조숙증과 자폐를 유발할 수 있는 ‘프탈레이트’도 검출됐다.

호흡이나 피부 노출을 넘어 바닥재를 손으로 집거나 뜯고 입에 가져가는 등의 유아기 행동 특성을 보이는 유치원생의 경우 발암물질 등 유해 물질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경기도내 유치원 놀이터에서 발암물질인 PAHs와 성조숙증 및 자폐 유발 가능성이 있는 프탈레이트가 기준치 이상 검출돼 어린이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경기도내 한 유치원의 탄성포장재 놀이터. 조주현기자

이번 유치원 놀이터 바닥재 시료 채취 역시 경기도의회 안광률 교육행정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시흥1)의 협조하에 진행됐으며 지난 5월21일부터 24일까지 도교육청의 예산으로 탄성포장재 놀이터를 조성한 도내 유치원 네 곳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경기 남북부 지역을 고려해 고양시, 성남시, 시흥시, 화성시 관내 유치원 놀이터 한 곳씩을 검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현재 국가기술표준원이 규정한 육상트랙 및 인조잔디 등 ‘실외 체육 시설 탄성포장재 표준’에서는 발암물질인 PAHs의 총량을 10 이하(단위는 ㎎/㎏)로 제한하고 있다.

해당 기준에 부합하는 방법으로 유치원 놀이터 네 곳의 유해성 검사를 실시한 결과 바닥재 하층부에서 기준치를 한참 뛰어넘는 ㎏당 평균 29.75㎎의 PAHs가 검출됐다. 특히 놀이터 2곳의 경우 아이들에게 직접 노출되는 상층부에서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PAHs가 나왔다.

고양 A유치원은 상층부 PAHs 검출량이 ㎏당 17.7㎎, 하층부 검출량이 ㎏당 25.9㎎에 달해 기준을 넘었다.

시험 항목인 18종의 PAHs 중 A유치원에서 가장 많이 검출된 물질은 피렌이다. 상부에서 ㎏당 8㎎, 하부에서 13㎎이 검출됐다. 피렌은 동물 연구에서 피부암이나 폐암, 간암을 유발한다고 밝혀진 잔류성 독성물질로 DNA 손상과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남 B유치원도 상층부의 PAHs 검출량이 ㎏당 20.2㎎, 하층부 검출량이 ㎏당 19.3㎎으로 기준의 2배 이상이었다. 시흥 C유치원도 하층부 PAHs 검출량이 ㎏당 31.2㎎으로 기준치의 3배를 훌쩍 넘었다.

화성 D유치원은 하층부 검출량이 ㎏당 42.6㎎으로 시료 중 가장 높았다.

더욱이 고양 A유치원과 성남 B유치원 하층부에서는 호르몬 교란 물질로 불리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가 각각 0.423%, 0.341% 검출됐다. 프탈레이트 총량 기준은 0.1%다. DEHP는 신경 행동장애와 성조숙증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유해물질로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2급 발암물질이다.

최인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학박사는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는 환경호르몬 프탈레이트는 성장과 발달 과정에 여러 호르몬의 지배를 받는 아이들의 내분비계를 교란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며 “놀이터는 아이들이 가정 다음으로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으로 방문 빈도가 높아지면 발암물질에 만성 노출될 수 있고 그로부터 발생하는 부작용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K-ECO팀


※ ‘K-ECO팀’은 환경(Environment), 비용(Cost), 조직(Organization)을 짚으며 지역 경제(Economy)를 아우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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