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발암물질 ‘범벅’… 학교 놀이터가 위험하다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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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5. 오전 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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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바닥재 모두 기준치 이상... 발암물질 검출, 폐암 등 건강 위협
전수 조사·개선 공사… 대책 시급




경기일보가 경기도내 초등학교와 유치원 놀이터 바닥재에 대한 유해성 검사를 진행했다. 지난 2016년 전국의 학교 운동장·육상트랙 등 공공체육시설에 설치된 우레탄 탄성포장재에서 유해 성분이 검출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었던 가운데 놀이터는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놀이터의 경우 아이들이 피부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접촉할 가능성이 커 육상트랙보다 더욱 세심히 관리해야 한다.

이에 도내 초등학교 네 곳과 유치원 네 곳 등 총 여덟 곳의 놀이터 바닥재를 채취,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 유해성 검사를 의뢰했다.

먼저 초등학교 네 곳에 대한 검사 결과를 공개한다.

경기일보가 유해성 검사를 진행한 경기도내 초등학교 네 곳 놀이터 바닥재에서 모두 ‘1급 발암물질’을 포함한 독성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시료 채취는 경기도의회 안광률 교육행정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시흥1)과 함께 지난 5월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했으며 도교육청 예산을 지원받아 탄성포장재 놀이터를 조성한 도내 초등학교 네 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초등학교 네 곳은 남부지역 두 곳과 북부지역 두 곳을 선정했다.

탄성포장재로 조성된 놀이터 바닥은 아래 사진과 같이 상층부와 하층부로 나뉘어 구성되는데, 현재 어린이 놀이터 바닥재 하층부는 PAHs 18종을 검사할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탓에 경기일보는 놀이터 바닥재와 같이 ‘어린이 사용시설’로 구분되는 육상트랙·인조 잔디에 적용하는 시험 방법 KS M 6956을 차용, 채취한 시료를 상하층부로 구분해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은 국가공인시험검사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서 진행했다.

경기지역 일부 유치원·초등학교 놀이터 바닥재 하층 부분에서 1급 발암물질을 포함한 다량의 독성물질이 검출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도내 초등학교 4곳에서 시료 채취한 놀이터 바닥재 모습. 조주현기자

그 결과 초등학교 네 곳 놀이터 바닥재 하부층에서 모두 기준치 이상의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현재 국가기술표준원 인증 기준에 따르면 탄성포장재의 PAHs 총량은 ‘㎏당 10㎎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데 네 곳에서는 평균 ㎏당 25㎎가량의 PAHs가 검출됐다.

PAHs(다핵방향족탄화수소)는 불완전 연소로 생성되는 발암성 물질로, 자동차 배기가스나 담배 연기에서 발생하기도 하고 화재 현장이나 휘발유가 연소하는 과정에서 생성되기도 한다. 특히 이 중에는 1급 발암물질도 포함된다. 이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폐암, 피부암, 생식 장애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초등학교 두 곳의 경우 아이들의 신체와 직접적으로 맞닿는 놀이터 상층부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PAHs가 검출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양주시에 위치한 A초등학교의 경우 2007년 12월 놀이터가 조성됐으며 이곳의 놀이터 바닥에서는 상층부와 하층부 모두 PAHs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상층부에서는 ㎏당 23.1㎎이, 하층부에서도 28.5㎎의 PAHs가 검출됐다.

2014년 조성된 평택시 B초등학교 역시 상층부와 하층부 모두 PAHs가 기준치 이상 검출됐는데, 상층부는 ㎏당 12㎎, 하층부는 15.2㎎이었다.

하남시 C초등학교의 놀이터(2017년 8월)는 하층부에서 기준치의 2배가 넘는 ㎏당 22.9㎎의 PAHs가 검출됐으며, 비교적 최근인 2021년 12월 조성된 의정부시 D초등학교 놀이터에서 PAHs 검출량은 32.5㎎으로 기준치의 3배가 넘었다.

안광률 부위원장은 “아이들이 뛰어노는 초등학교 내 놀이시설에서 기준치를 한참 초과하는 유해 물질이 검출된 것은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학생 건강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면 전수조사를 거쳐 개선 공사 등 근본적인 대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ECO팀


■ PAHs란?
다핵방향족탄화수소. 두 개 이상의 벤젠 고리를 가진 방향족 화합물로 국제암연구센터(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인 벤젠 등 각종 발암물질과 신경 독성물질, 인체에 특히 해로운 유해 물질을 통칭하는 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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