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선 충돌 기억했나’
시장·군수 출신들의 험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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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 전 고양시장은 탈락했다. 공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김윤식 전 시흥시장도 떨어졌다. 중앙언론이 내놓은 기사가 대개 같다. ‘친명 검증·감별이 시작됐다’. 이를 입증할 사례까지 들고 있다. 한준호 전 홍보위원장과 고양에서 겹친다. 조정식 사무총장과 시흥에서 겹친다. 한·조 의원 모두 친명계다. 이 둘을 위해 전직 시장들을 치워줬다는 얘기다. 그럴듯하다. 어차피 정답도 없는 정치 해석이다. 하지만 경기도민에게는 달리 보일 수 있다.
한때 머리를 맞댔던 동료 시장들이다. 최성 시장의 첫 임기는 2010년이다. 이재명 시장의 첫 임기도 같은 해다. 2014년까지 두 번을 연임한 것도 같다. 2017년 대선에 나섰던 것까지 닮았다. 경기도 공직의 동료였다. 김윤식 시장은 2009년 보궐선거에 당선됐다. 2014년, 2018년을 이재명 시장과 함께했다. 차이가 생겼다면 정치적 권력이다. 한 쪽은 공천을 주는 입장이고, 다른 쪽은 공천을 받는 입장이다. 여기서 둘 다 탈락당했다.
부적격에 불복해 재의를 요구했다. 결과는 공천 부적격 재확인이었다. 그들에게 어떤 ‘구원’이 있었는지는 모른다. 확실한 건 없던 구원이 이번에 생겼을 거라는 것이다. 둘의 입장이 거칠어진다. 당을 떠나는 극단의 경고를 말한다. 최 전 시장은 ‘이낙연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김 전 시장도 제3의 길 선택을 피력했다. 둘의 분노를 보고있자니 다른 후보군이 보인다. 누구는 3선 출신, 누구는 재선 출신, 누구는 단임이다. 옛 이재명 동료시장 후보군이다.
지난해 10월18일 국회에 갔다. ‘풀뿌리 정치연대, 혁신과 도전’이라고 소개했다. 이들 전직 시장·군수들이 만든 단체다. 동시에 총선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였다. 낯익은 얼굴이 많았다. 곽상욱 전 오산시장, 박윤국 전 포천시장, 백군기 전 용인시장, 서철모 전 화성시장, 신동헌 전 광주시장, 엄태준 전 이천시장. 이재준 전 고양시장, 장덕천 전 부천시장, 정동균 전 양평군수다. 대부분 민주당이다. ‘옛 동료 이재명’의 공천을 기대하고 있다.
저마다 이재명과의 ‘아름다운 인연’을 말한다. 동료였고 동지였음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 생각은 다른 것 같다. 이번에 보니 그렇다. 저마다 높은 인지도를 내세운다. 절대 강자라고 자부한다. 하지만 당의 판단은 다른 것 같다. 이번에 보니 그렇다. 냉정했던 전직 고양·시흥시장 처리다. 이쯤 되면 모두들 자문해봐야 할 상황이 됐다. ‘이재명 시장과 내가 친했었던가’, ‘이재명 시장이 서운했던 건 없을까.’ 대개 불안한 구석이 있을 거다.
2017년 3월14일, 대선 경선 토론회. 최성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질문한다. “이 후보가 ‘전과 4범에 부끄럽지 않다’고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재명 후보가 답한다. “뉘우친다.” 최 후보가 다시 추궁한다. “자신에 관대하고 타인에겐 가혹한 것 아닌가.” 나쁜 기억은 늘 좋은 추억을 덮는다. ‘최성의 대선 추억’도 누군가엔 그랬을 수 있다. 결국 ‘이재명 옛 동료’ 대규모 탈락의 짧은 예고편 같기도 하다. 하기야 정치에 무슨 동료가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