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이재명 옛 동료 시장들, 줄낙천 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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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1.04. 오전 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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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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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고양·시흥시장 냉혹한 탈락
‘2017년 대선 충돌 기억했나’
시장·군수 출신들의 험로 예고


선거에서 공천을 받는다는 것. 그건 정치 생명을 구원받는 것이다. 사전은 구원(救援)을 이렇게 설명한다. ‘어려움이나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하여 줌’. 동음이의어에 구원(舊怨)이 있다. ‘오래전부터 품어 왔던 나쁜 감정이나 한’이다. 공천이라는 목표가 날아가는 경우다. 뭐, 말장난을 늘어놓자는 건 아니고.... 어느 한 상황을 설명할 필요가 있어서 끄집어냈다. 이재명 대표와 과거 동료 시장들의 얘기다. 이들의 우정이 평가되어질 공천 얘기다.

최성 전 고양시장은 탈락했다. 공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김윤식 전 시흥시장도 떨어졌다. 중앙언론이 내놓은 기사가 대개 같다. ‘친명 검증·감별이 시작됐다’. 이를 입증할 사례까지 들고 있다. 한준호 전 홍보위원장과 고양에서 겹친다. 조정식 사무총장과 시흥에서 겹친다. 한·조 의원 모두 친명계다. 이 둘을 위해 전직 시장들을 치워줬다는 얘기다. 그럴듯하다. 어차피 정답도 없는 정치 해석이다. 하지만 경기도민에게는 달리 보일 수 있다.

한때 머리를 맞댔던 동료 시장들이다. 최성 시장의 첫 임기는 2010년이다. 이재명 시장의 첫 임기도 같은 해다. 2014년까지 두 번을 연임한 것도 같다. 2017년 대선에 나섰던 것까지 닮았다. 경기도 공직의 동료였다. 김윤식 시장은 2009년 보궐선거에 당선됐다. 2014년, 2018년을 이재명 시장과 함께했다. 차이가 생겼다면 정치적 권력이다. 한 쪽은 공천을 주는 입장이고, 다른 쪽은 공천을 받는 입장이다. 여기서 둘 다 탈락당했다.

부적격에 불복해 재의를 요구했다. 결과는 공천 부적격 재확인이었다. 그들에게 어떤 ‘구원’이 있었는지는 모른다. 확실한 건 없던 구원이 이번에 생겼을 거라는 것이다. 둘의 입장이 거칠어진다. 당을 떠나는 극단의 경고를 말한다. 최 전 시장은 ‘이낙연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김 전 시장도 제3의 길 선택을 피력했다. 둘의 분노를 보고있자니 다른 후보군이 보인다. 누구는 3선 출신, 누구는 재선 출신, 누구는 단임이다. 옛 이재명 동료시장 후보군이다.

지난해 10월18일 국회에 갔다. ‘풀뿌리 정치연대, 혁신과 도전’이라고 소개했다. 이들 전직 시장·군수들이 만든 단체다. 동시에 총선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였다. 낯익은 얼굴이 많았다. 곽상욱 전 오산시장, 박윤국 전 포천시장, 백군기 전 용인시장, 서철모 전 화성시장, 신동헌 전 광주시장, 엄태준 전 이천시장. 이재준 전 고양시장, 장덕천 전 부천시장, 정동균 전 양평군수다. 대부분 민주당이다. ‘옛 동료 이재명’의 공천을 기대하고 있다.

저마다 이재명과의 ‘아름다운 인연’을 말한다. 동료였고 동지였음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 생각은 다른 것 같다. 이번에 보니 그렇다. 저마다 높은 인지도를 내세운다. 절대 강자라고 자부한다. 하지만 당의 판단은 다른 것 같다. 이번에 보니 그렇다. 냉정했던 전직 고양·시흥시장 처리다. 이쯤 되면 모두들 자문해봐야 할 상황이 됐다. ‘이재명 시장과 내가 친했었던가’, ‘이재명 시장이 서운했던 건 없을까.’ 대개 불안한 구석이 있을 거다.

2017년 3월14일, 대선 경선 토론회. 최성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질문한다. “이 후보가 ‘전과 4범에 부끄럽지 않다’고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재명 후보가 답한다. “뉘우친다.” 최 후보가 다시 추궁한다. “자신에 관대하고 타인에겐 가혹한 것 아닌가.” 나쁜 기억은 늘 좋은 추억을 덮는다. ‘최성의 대선 추억’도 누군가엔 그랬을 수 있다. 결국 ‘이재명 옛 동료’ 대규모 탈락의 짧은 예고편 같기도 하다. 하기야 정치에 무슨 동료가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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