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Lab] 당신의 식습관도 재테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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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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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부부 재무설계 2편
요리하기 바쁜 직장인들
밀키트도 가격 만만찮아
일주일 분량 직접 만들면
식재료 낭비 줄일 수 있어
계획성 있는 소비가 핵심
식비는 사실 '지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식비가 과도한 가계를 보면, 대부분 배달음식을 자주 주문하거나, 식재료를 계획 없이 구매한다. 누군가는 '먹는 것까지 계획해야 하느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식습관도 재테크의 한 부분이다.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제교육원㈜이 부부의 식비 절약을 도왔다.

식재료를 한번에 다듬어 소분해 두면 밀키트를 산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특히 침체기 때 진가가 여실히 드러난다. 경기가 침체할수록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금을 사들이는 경향이 짙어져서다. 일례로,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8월 7일 금값은 1온스당 2070달러(약 285만8049원)를 기록해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금 재테크가 직장인들에게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필자에게 상담을 신청한 박한규(가명·44)씨와 양은하(가명·43)씨의 경우도 '금'에 올인한 케이스다. 부부는 지난 10여년간 여유가 있을 때마다 꾸준히 금을 모았고, 현재 5000만원 상당의 금을 확보했다. 이제 적절한 타이밍을 노려 시세차익을 보려고 한다.

문제는 현금화한 돈을 어디에 쓰느냐를 두고 부부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남편은 주식에 투자하길 원하지만, 아내는 남편의 주식 수익률이 나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하지만 자신도 어떤 투자처를 선택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답을 찾으려면 부부의 재정상태부터 파악해야 한다. 소득과 지출 수준에 맞는 재테크 방식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견기업에 다니는 부부의 월 소득은 총 710만원. 남편이 370만원, 아내가 340만원을 번다. 지출로는 정기지출 612만원, 비정기지출은 월평균 70만원, 금융성 상품 70만원 등 752만원이다.

계산해보면, 적자는 월 42만원이다. '금 모으기'를 관둔 후 부부가 여윳돈을 흥청망청 써댄 결과 적자의 늪에 빠졌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1편에서 부부는 자신들의 용돈과 자녀 간식비 등 총 45만원을 절약해 42만원 적자를 3만원 흑자로 바꿨다.

계속해서 부부의 가계부를 다듬어 보자. 먼저 160만원씩 쓰는 식비·생활비에 손을 댔다. 부부는 필자가 만났던 상담자 중에서 이 항목에 가장 많은 지출을 하고 있는데, 원인은 식재료와 잦은 배달음식에 있었다. 부부는 "냉장고에 식재료가 가득하다"고 털어놨다. 남편과 아내 모두 손이 커서 식재료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편인데, 다 먹지 못하고 남긴 게 냉장고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식재료를 살 때는 식단을 미리 짜두는 게 좋다. 계획 없이 구매하면 다 먹지 못하고 버리는 경우가 숱해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부는 밀키트도 꽤 많이 구입하는 편이다. 맞벌이인 탓에 요리를 하기가 쉽지 않다 보니, 재료 손질이 필요 없는 밀키트를 애용하고 있다. 평일 저녁은 대부분 밀키트로 해결하고 주말에도 요리하기 귀찮으면 밀키트를 사용한다. 

요새 시중엔 밀키트 음식이 잘 나와 있다. 재료가 다듬어져 있고 양념까지 만들어져 있어서 전부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된다. 어느 한 재료가 모자라 시장을 다녀올 필요도 없다. 이렇게 밀키트는 장점이 많지만 간편한 만큼 가격은 비싼 편이다.

부부는 밀키트 구매 횟수를 크게 줄이기로 했다. 식비를 아끼려면 직접 요리해 먹는 게 답이다. 요리하는 게 귀찮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 식재료를 한꺼번에 손질해 밀키트처럼 일주일치로 소분해 두는 것이다. 다듬어둔 식재료를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먹으면 된다. 식재료가 상하는 게 우려스럽다면 냉동실에 보관해 뒀다가 해동해 먹으면 그만이다. 이렇게 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밀키트를 구매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번 산 식재료는 빨리 없애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날짜가 많이 지난 식재료는 냉장고 앞쪽으로 옮겨서 빨리 처분할 수 있도록 했다. 얼핏 보기엔 별 변화가 아닌 듯하지만 이런 사소한 습관은 재테크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 '먹는 계획'을 세우는 걸 습관으로 삼으면 충동 구매를 억제하고, 지출을 줄일 수도 있다. 

배달음식 횟수도 평소보다 절반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요즘 배달 앱들이 무료 배송 정책으로 바꿨다곤 하지만, 여전히 배달음식은 직접 만들어 먹을 때보다 곱절의 비용이 든다. 이런 과정을 거쳐 부부는 식재료를 기존 16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40만원 절약하기로 결정했다.

82만원씩 빠져 나가는 유류비·교통비도 조금 아끼기로 했다. 외근이 잦은 남편은 자차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대중교통을 활용해서 이런 잔비용을 줄이기로 했다. 절약한 기름값과 추가로 발생하는 대중교통 비용을 계산하면 총 비용은 82만원에서 70만원으로 12만원 줄어든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잡비(10만원)도 가계부 퇴출 대상이다. 부부는 이 항목을 자신들의 용돈이 부족하거나 자녀들 장난감을 살 때 사용해왔다. 부부의 의지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부부는 과감히 이 지출을 없애기로 했다(10만→0원).

지금까지 부부는 식비 40만원(160만→120만원), 유류비·교통비 12만원(82만→70만원), 잡비 10만원 등 62만원을 절약했다. 이에 따라 부부의 여유자금은 3만원에서 65만원으로 늘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가야 한다. 보험료(83만원), 자녀 학원비(98만원) 등이 남아 있다. 다만, 보험료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지만. 자녀 학원비만은 조율하는 게 쉽지 않다. 자식에게 좋은 것만 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어서다. 그래서 '학원비를 줄여야 한다'는 필자의 조언을 부부가 따라줄지 의문이다. 과연 부부는 성공적으로 지출 줄이기를 끝마칠 수 있을까. 다음 시간에 자세히 설명하겠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email protected]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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