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세? 2% 상승률에 감춰진 예민한 지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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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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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연속 2% 물가 상승률
물가 안정세라는 해석 등장
반면 신선식품지수 11.7%↑
배 가격 역대 최대 139.6%↑
김 가격 38년 만에 최대 상승
물가 안정세 맞는지 의문
물가 상승률이 2%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물가를 세세히 들여다보면 안정세라고 하기는 어렵다.[사진=뉴시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물가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고 해석할 만한 지표다. 하지만 과일류 물가 상승세 지속, 김 가격 폭등, 석유류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하면 물가 안정세를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84(2020=100)로 1년 전보다 2.4% 올랐다.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8월(3.4%)부터 12월(3.2%)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유지했다.

올해 1월(2.8%) 잠깐 2%대를 기록했다가 2월(3.1%)과 3월(3.1%)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그후 4월(2.9%)과 5월(2.7%) 2%대로 내려앉았는데, 6월 흐름도 같았다. 석유류가 가파르게 올랐지만, 채소류(-0.8%), 전기·가스·수도(0.9%), 가공식품(1.2%) 등의 상승폭이 줄어든 게 전체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렸다. 특히 가공식품 물가 상승폭은 2021년 2월 이후 40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그 결과,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3년 7월(2.4%) 이후 가장 낮았다. 일부에서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통계청 역시 '11개월 만의 최저 상승률'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물가 안정세로 보기 어려운 지표들도 적지 않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상승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1.7% 올랐다.

아몬드를 제외한 과일류인 신선과실은 31.3% 올랐고, 농산물은 13.3% 상승했다. 특히 배 가격은 139.6% 올라가 1975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사과도 63.1% 올라 높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6월 신선과실과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보다 각각 31.3%, 13.3% 상승했다.[사진=뉴시스]


지난 6월 "올해부터 사과를 안심하고 드실 수 있을 것"이라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발언이 무색할 지경이다. 김 가격은 28.6% 올라 38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토마토(18.0%), 고구마(17.9%), 쌀(6.6%), 수입소고기(5.7%)도 오름세를 보였다.

언급했듯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석유류는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4.3%나 올라가 2022년 12월(6.3%) 이후 최고 상승률을 찍었다. 그밖에 지역 난방비(7.3%), 상수도요금(3.4%)도 상승했다.

개인 서비스 물가는 2.7% 올라갔고, 이 가운데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를 기록했다. 물가 안정세라고 하기엔 국민이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물가 상승세가 만만찮다는 얘기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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