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호조세인데… 실물경기 냉랭한 까닭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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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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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이슈 아카이브
8개월 연속 수출 호조세 전망
반도체와 선박 등 수출 견인
반면 기업 경기 전망은 비관적
27개월 연속 기준선 100 하회
실물경기, 수출 호조세와 괴리
수출 호조세와 달리 내수는 침체해 있고, 기업들의 경기 전망치도 좋지 않다.[사진=뉴시스] 


실물경기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수출이 호조세를 띠고 있는데도 별다른 차도가 없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 1~20일 수출 실적은 327억 달러(약 44조6289억원)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억8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대로면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져 온 플러스 기조가 8개월 연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입은 331억 달러(약 45조1682억원)였다. 전년 동기 대비 9.8%(35억9500만 달러)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3억400만 달러(약 4148억원) 적자지만, 연간 누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102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수출 실적을 견인한 건 역시 반도체와 선박 등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반도체(45.5%), 석유제품(1.9%), 선박(155.8%), 컴퓨터 주변기기(24.8%)의 수출이 증가했다. 반면, 승용차(4.2%), 철강제품(18.3%), 무선통신기기(9.0%) 수출은 감소했다.

주요 교역국 가운데 중국(1.3%), 미국(6.3%), 베트남(10.5%), 대만(48.5%) 등으로의 수출은 늘었다. 대신 유럽연합(EUㆍ11.8%), 일본(4.8%)으로의 수출은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0일 조업일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일이 부족하지만, 수출이 1.5% 늘어난 점에 주목하면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문제는 수출 증가세와 달리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최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6월 전망치는 95.5로 기준선 100보다 낮았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보다 긍정적,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으로 경기를 전망한다는 의미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 99.1을 기록한 이후 27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95.9)과 비제조업(95.2) BSI 모두 100 이하였다. 제조업 BSI는 지난 3월 100.5로 기준선 100을 초과했지만, 4월(98.4)부터 석달 연속 다시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비제조업 BSI 부진은 올해 초부터 6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 가운데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ㆍ통신장비(105.9)'와 여름철 계절적 수요가 기대되는 '섬유ㆍ의복 및 가죽ㆍ신발(107.7)'에서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타났다. 전자ㆍ통신장비 BSI는 2022년 10월(95.0) 이후 21개월 만에 기준선 100을 돌파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 외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97.1)' '석유정제 및 화학(96.8)'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91.2)' '비금속 소재 및 제품(86.7)' '일반ㆍ정밀기계 및 장비(83.3)' 업황 전망은 부정적이었다. 

내수경기는 수출경기와 달리 침체돼 있다.[사진=뉴시스] 


비제조업 중에서는 '운수 및 창고(115.4)'와 '전문, 과학ㆍ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115.4)' 업황 전망이 긍정적이었다. 반면, '도ㆍ소매(94.3)' '정보통신(94.1)' '건설(90.9)' '여가ㆍ숙박 및 외식(85.7)' '전기ㆍ가스ㆍ수도(73.7)' 업황은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조사부문별 BSI에서는 수출(101.0)을 제외한 나머지 '고용(96.9)' '채산성(96.3)' '투자(95.8)' '내수(95.5)' '자금사정(94.0)' 부문에서는 모두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재고' 부문은 기준선 100을 넘으면 재고 과잉을 의미하는데, 재고 BSI 역시 102.6로 부정적이었다. 수출 호조세와 달리 실물경기는 좋지 않다는 얘기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내수를 촉진하고, 투자를 지원하는 정책을 통해 기업의 활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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