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뇌출혈, 10명 중 8명 남성…‘이것’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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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용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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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도 비만·음주·흡연 등 뇌출혈 위험 높여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박용숙 교수가 환자와 상담하는 모습. 중앙대병원


#175㎝의 키에 95㎏ 체중의 34세 남성 A씨는 평소 혈압이 높은 편이었지만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새벽,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고 오른손에 힘이 빠져서 어머니가 119구급차를 불러 응급실에 갔다. A씨는 정신은 있으나 실어증으로 말을 하지도 알아듣지도 못하는 상태였고 오른쪽 팔다리에 중증 마비가 왔다. 뇌 검사 결과 뇌출혈이 확인된 A씨는 혼자 걷지도 못하고 인지기능도 치매 수준으로 떨어져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등 나이 드신 어머니의 돌봄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30~40대에 뇌출혈을 경험한 환자 10명 중 8명은 남성으로 고혈압·비만·음주·흡연 등이 젊은 남성의 뇌출혈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박용숙 교수와 서울대 의대 장주성 교수 연구팀은 최근 ‘젊은 성인에서 뇌출혈 발생 위험요인’에 관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뇌출혈은 젊은 사람의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만 45세 미만에서는 10만명당 1.9건 정도 발병한다. 하지만 최근 생활방식의 서구화로 비만과 고지혈증을 겪는 소아나 청소년이 흔해지면서 젊은 나이에도 뇌출혈을 경험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뇌출혈로 입원해 치료받은 만 30세 이상 50세 미만 환자들을 분석했다. 이들 중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 고혈압성 뇌출혈로 입원한 환자 73명의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 고혈압‧당뇨병 병력, 흡연 이력, 음주량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연구대상자 중 대다수는 남성(83.6%)이었으며, ‘비만’(체질량지수 25㎏/㎡ 초과) 50%, ‘흡연 이력’ 47.2%, ‘과도한 알코올 섭취’ 30.6%, ‘고혈압’ 41.1% 등이 관찰됐다.

특히 연구대상자 중 74%는 뇌 깊은 곳에서 뇌출혈이 발생했다. 이럴 경우 고혈압과 관련성이 높고 반신마비, 실어증, 치매, 정신병 등의 장애를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박용숙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고혈압, 비만, 음주, 흡연, 고콜레스테롤혈증 등의 요인들이 젊은 층의 뇌혈관에 빠르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며 “젊은 나이에 뇌출혈이 발병하면 장애 상태로 30~40년을 살면서 간병해줄 사람이 필요해 가족 모두가 힘들어진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고혈압, 비만, 흡연, 음주 등을 조절하고 관리하면 충분히 뇌출혈을 예방할 수 있다”며 “반드시 젊을 때부터 혈압 및 체중 관리, 금연 등을 통해 불행한 상황을 피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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