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티어 파머] 냥집사들 찾는 ‘캣닙’…“안성을 주산지로 만드는 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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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6. 오전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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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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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티어 파머] 농업회사법인 꼼냥㈜ 문현진 대표 <경기 안성>
봄·가을 아주심기로 연 2기작
꽃·잎 판매…가공제품 생산도
문현진씨가 개발·판매하는 캣닙 가공제품을 보여주고 있다.


이름도 생소한 ‘캣닙(catnip)’ 재배에 성공한 청년농부가 있다. 경기 안성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꼼냥㈜ 대표 문현진씨(36)가 주인공이다.

캣닙은 박하의 일종으로 ‘개박하’로도 불리며 고양이를 기분 좋게 만드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캣닙의 잎과 꽃에 있는 네페탈락톤 성분은 고양이의 뇌와 중추신경을 자극해 행복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고양이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한다.

이런 특성으로 국내 애묘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고 수요도 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재배 현황이나 규모는 아직 통계로 잡히지 않을 정도로 작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문씨는 안성에서 잎채소류 시설채소농사를 짓던 부모님을 따라 2017년 귀농했다. 그런데 막상 농사를 시작하자 새로운 작목을 키우고 싶어 고민이 생겼다. 그러던 중 2018년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수산식품유통교육원에서 진행하는 한달짜리 청년 직거래 창업과정에 참여했고, 캣닙을 재배하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시중에 판매하는 캣닙은 대부분 중국산이었는데 품질이 좋지 않았고 국산은 구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귀농 첫해 버려진 고양이를 키우며 ‘고양이 집사’로서 가진 관심도 작용했다.

캣닙 재배를 결심하고 부모님 몫 비닐하우스까지 1동 얻었지만 종자를 구하는 것부터 난관이었다. 종묘업체를 수소문해 1㎏에 30만원이란 비싼 가격으로 종자를 구매해 심었다. 하지만 발아율이 50%에 불과해 또다시 어려움에 부닥쳤다. 여러 방법을 써봤지만 발아율이 올라가지 않아 고심하던 문씨는 포트에 육묘해 아주심기를 하는 방법을 적용했다. 발아율을 고려해 포트에 씨앗을 심을 때 밀식재배를 택했다.

이렇게 육묘해 아주심기를 한 캣닙은 특별한 기술이 없이도 잘 자랐다. 한번 아주심기를 하면 6개월 동안 잎을 수확할 수 있다. 문씨는 봄과 가을에 아주심기를 해 연 2기작으로 재배한다.

특히 문씨는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농사한다. 캣닙은 대상 품목이 아니어서 ‘유기농 인증’을 받을 순 없지만, 수확한 캣닙을 경기 안성시농업기술센터에 의뢰해 245종에 대한 잔류농약 검사를 받고 ‘성분 불검출’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재배규모는 1983㎡(600평)로, 그중 661㎡(200평) 비닐하우스가 3동이다. 2동에선 잎 채취용 캣닙을 재배하고, 나머지 1동에선 꽃 채취용으로 키운다. 꽃 채취용은 잎 채취용보다 수확하기까지 오래 걸려 분리해 재배한다. 처음에는 잎 수확이 끝날 때쯤 피는 꽃을 덤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했으나 ‘꽃도 판매해달라’는 요청에 따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2019년부터는 가공에도 뛰어들어 캣닙 스프레이와 모래 탈취 파우더, 캣닙 티백 등을 ‘고로롱’이란 브랜드로 판매한다. 올해 판매 목표액은 5억원이다. 캣닙농사 7년차인 문씨는 2018년 농식품 창업콘테스트 아이디어상, 2019년 지식농업경진대회 청년농업인상, 농식품 파란 창업아이디어 공모전 대상 수상 등 각종 경진대회를 휩쓸며 캣닙 재배분야에서 선도농가가 됐다.

여러 언론매체에 소개되고, 2022년 농촌진흥청 선도농가 기술 이전 활성화 사업에 선정되자 다른 지역에서 기술 이전 요청이 잇따랐다. 그러나 문씨는 안성지역 청년농 4명에게 재배기술을 이전했다. 그들이 생산한 캣닙을 전부 매입해 제품 생산에 활용한다.

문씨는 “캣닙 재배단지를 조성해 안성을 주산지로 만들고 마을기업화해 가공품을 함께 판매하는게 꿈”이라며 “최근 대만에서 열린 박람회에 다녀왔는데, 반응이 좋아 조만간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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