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수입 중단·기후재난 대책 수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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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의길, 국회의사당서 집회
할당관세 확대 농가생존 위협
쌀 등 값 급락…가격보장 해야
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농민의길이 개최한 ‘기후 재난 시대, 농민 생존권 쟁취와 국가책임농정 실현을 위한 7·4 전국농민대회’에서 농민들이 정부의 농업정책을 규탄하고 있다. 김병진 기자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농민의길)’이 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는 물가를 핑계로 한 무차별 저관세·무관세 수입 농산물 정책을 중단하고, 국가책임농정을 실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민의길은 정부 정책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농기계 반납 투쟁을 예고했지만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면서 무산됐다.

농민의길은 이날 ‘기후 재난 시대, 농민 생존권 쟁취와 국가책임농정 실현을 위한 7·4 전국농민대회’에서 이상기후로 어려움을 겪는 농업 현실을 전하고, 농산물 저율관세할당(TRQ) 확대 등으로 물가관리에 주력하는 정부 움직임을 비판했다.

집회에는 농민의길 소속 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국쌀생산자협회·전국양파생산자협회 등 8개 단체 회원 30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했다.

농민의길 소속 단체 대표들은 공동 대회사를 통해 산지 주요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는 현실과 정부의 TRQ 확대 기조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남종우 전국양파생산자협회장은 “올해 20㎏에 1만3000원의 수매가를 받았지만 이는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라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년반 동안 들어온 20만t의 TRQ 수입 양파가 양파값을 파탄 낸 결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명기 전국쌀생산자협회장은 “지난해 10월5일 20㎏당 5만4000원이 넘던 산지 쌀값이 지금은 4만6000원대로 추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료값·기계값·기름값 등 안 오르는 것이 없이 생산비는 치솟는데, 이대로는 농사 다 접어야 할 지경”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농민의길은 최근 불거진 ‘금사과’ 논란에 대해서도 “사과값이 오른 건 저온피해와 수해가 겹쳐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그렇다면 재해 예방과 유통 개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단체장들은 한목소리로 “기후 재난 시대를 극복할 근본 대책을 지금 당장 수립하고, 농산물 저관세·무관세 수입을 지금 당장 중단하라”면서 “농산물 가격도 지금 당장 보장하고 ‘양곡관리법’을 전면 개정해 쌀값을 보장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현장에는 어기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장(더불어민주당·충남 당진), 전종덕 진보당 의원(비례대표) 등도 참석했다.

한편 이번 집회에서 정부 농정에 항의하는 의미로 ‘농기계 반납 투쟁’을 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각 도에서 출발한 농기계를 실은 트럭이 서울 진입부에서 대부분 경찰에 저지됐고, 이 가운데 현장에 도착한 트럭 한대에 실린 트랙터를 내리는 과정에서 일부 농민들이 다치고 경찰에 연행됐다.

농민의길은 1차 집회를 종료한 후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까지 거리행진을 하고 시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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