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하천 홍수량 모른다"...최소 5년 이후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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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의 하천은 다른 지역과 다른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높은 경사에 따른 급격한 유출과 강수량 차이도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주 하천이 감당할 수 있는 가장 기초인 정확한 홍수량조차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지난달 5일 제주시 지역에 20밀리미터 가량의 비가 내렸습니다.

하지만 웬일인지 하천은 급격하게 물이 불었습니다.

제주시 한천의 경우, 20분만에 수위가 1.3미터나 올랐고, 유속도 초속 2미터가 넘을 정도 였습니다.

당시 한라산 삼각봉에 제주시 지역의 40배가 넘는 1미터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지는 등 산간 지역 집중호우 때문입니다.

산간 집중호우가 하류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는 제주의 특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김동은 기자
"제주는 다른 지역과 달리 급격하게 수위가 올라가지만 아직 정확한 홍수량 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홍수량은 강우 면적과 강수량, 도달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산정됩니다.

다른 지역에서 사용하는 홍수량 산정 방식을 제주 하천에 적용하면,

기존에 수립된 계획 홍수량보다 늘어나는 하천이 95%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제주는 내륙과 다른 경사와 지질, 토양 특성 탓에 하천 홍수량을 산정하지 못한 겁니다.

양성기/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대부분의 국가 하천의 경우 10년 이상의 자료를 축적해서 정밀하게 하천 홍수량을 산정하고 그에 맞는 하천 정비, 홍수 재해를 예방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문제는 이처럼 정확한 홍수량을 모르다보니, 하천 정비 등 각종 재해 예방 사업의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박창열/ 제주연구원 연구위원
"(제주는) 각 유역마다 토양 특성과 유역 특성이 달라요. 그래서 유역 단위로 유출량을 계산하거나 호우를 어떻게 처리할지, 이런 부분들을 고민해야 하는거죠"

이 때문에 2년 전부터 정부에서 도내 4곳의 하천을 대상으로 유량과 유속 관측을 시작했고,

제주자치도에서도 올해 부랴부랴 하천 2곳에 관측소를 설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상당 시간 자료가 축적돼야 일부 활용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제주자치도 관계자
"5년 정도는 자료를 축적해야 어느정도 홍수량 산정이 신뢰하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홍수 등 대형 재난을 막는 가장 핵심인 제주 하천.

기초 조사 마저 방치한 사이, 제주의 재해 대응은 모래 위에 쌓은 성처럼 흔들리고 있습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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