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km 질주 후 술타기".. 맥주 2캔 더 마시게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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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5. 오후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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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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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 커 ▶
시속 159km로 질주하다 2명의 사상 사고를 낸 스포츠카 운전자가 경찰의 허술한 음주 측정으로 최소 수준의 음주 측정 결과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경찰은 채혈 조사를 받겠다는 운전자의 말만 믿고 병원에 동행하지 않았는데, 그 사이 운전자가 맥주 두 캔을 마시면서 수사에 혼선이 생긴 건데요.

시민을 사망으로 몰아가는 음주운전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전재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7일, 시속 159km로 질주하던 스포츠카가 경차를 들이받는 장면,

충격에 경차는 나뒹굴고, 전면부가 형편없이 찌그러진 포르쉐 승용차가 CCTV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한적한 시간에 운전 연습에 나선 10대 여성이 숨졌고, 동승한 친구는 중환자실에서 20주 넘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 (지난달 27일)]
"(경차가) 좌회전 하는 상황에서 교차로에서 사고가 난 건데, 스파크 차량 운전자가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문제의 운전자는 병원에 간다며 사고 현장을 빠져나가 맥주를 마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른 바 술타기 행위입니다.

사고 2시간 뒤에야 경찰이 음주 측정한 결과 스포츠카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84%로 면허 취소 수치였는데 운전자가 사고 이후에도 술을 더 마셨다고 주장하면서 음주 수치를 특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정인득 / 전주덕진경찰서 교통사조사계장]
"(경찰을) 만나기 직전에 바로 또 편의점 앞에서 캔맥주를 하나 삽니다. 거기서 한 캔을 또 먹습니다.. 그 측정을 해서 0.084%가 나온 겁니다."

경찰에서 검찰로 넘어가고 기소장에 적힌 최종 사고 당시 음주 수치는 면허 정지 수준 0.036%로 낮아졌습니다.

애초 3캔을 마신 뒤 사고를 내고 2캔을 더 마셨다는 주장에 결국 수치는 면허 취소인 0.084%에서 0.051, 0.035%까지 낮아지면서 면허 정지에 준하는 혐의만으로 재판에 넘겨지게 됐습니다.

[진태규 / 전주덕진경찰서 경비교통과장]
"(직원들이) 운전자가 좀 많이 다쳤다고 생각을, 판단을 한 것 같고.. 시차를 두고 병원에 가더라도 측정을 할 수 있겠다 이렇게 판단을 하고.."

병원 치료를 받으며 채혈 조사를 하겠다는 운전자의 말만 믿고 병원에 혼자 보낸 경찰도 감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만석 / 전북경찰청 감찰계장]
"성실 의무 위반으로 지금 생각을 하고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1차적으로는 지역 경찰관이 동행하지 않은 부분을 논의하고 있고요.."

김호중 사건 이후 국회에서는 음주운전 이후 술을 마셔 수사에 혼선을 주는 이른바 '술타기'를 처벌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황,

10대의 생명을 앗아간 159km 질주가 최소한의 음주 수치만을 적용해 재판을 받게 되면서 시급한 입법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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