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발 짚고 지옥 같던 등굣길…장애인권운동을 다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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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발과 오븐- 김형수 에세이 /한뼘책방 /1만7000원
“부산 연제구 거제동 큰길에서 수많은 빈 택시가 우리 앞을 지나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어머니와 나는 두 시간을 서 있었지만 목발을 발견한 택시는 손사래를 치며 우리를 태우지 않았다.” 자라는 동안 목발에 능숙해지고 승차 거부에 익숙해진 사람, 우울한 날에는 오븐을 데워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는 사람. 김형수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대표의 에세이.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 첫 실시로 1995년 연세대에 김형수를 비롯해 스무 명 넘는 장애 학생이 입학했다. 학교에는 휠체어 경사로도, 시각장애인 학습자료도 없었다. 장애인 화장실이 없어 몇몇 친구는 오줌통을 들고 다녔다. “이놈의 학교, 이대로 다니다간 힘들어서 죽을 것 같다. 뭐라도 해보자”고 외친 휠체어 타는 동기와 의기투합해 김형수는 국내 첫 장애인권동아리 ‘게르니카’를 만들었다. 그들에게 농성 노하우를 전해준 건 성소수자 모임, 현수막을 대신 쓰고 자보를 붙여준 이들은 총여학생회였다. 여럿이 힘을 보태 장애인권을 향한 길을 냈다.

이 책을 저자의 어머니 이순희가 쓴 육아 일기 ‘통곡하고 싶었지만’(빨간소금 펴냄)과 함께 읽으면 현대사 속 여성·장애인·인권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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