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 첫 실시로 1995년 연세대에 김형수를 비롯해 스무 명 넘는 장애 학생이 입학했다. 학교에는 휠체어 경사로도, 시각장애인 학습자료도 없었다. 장애인 화장실이 없어 몇몇 친구는 오줌통을 들고 다녔다. “이놈의 학교, 이대로 다니다간 힘들어서 죽을 것 같다. 뭐라도 해보자”고 외친 휠체어 타는 동기와 의기투합해 김형수는 국내 첫 장애인권동아리 ‘게르니카’를 만들었다. 그들에게 농성 노하우를 전해준 건 성소수자 모임, 현수막을 대신 쓰고 자보를 붙여준 이들은 총여학생회였다. 여럿이 힘을 보태 장애인권을 향한 길을 냈다.
이 책을 저자의 어머니 이순희가 쓴 육아 일기 ‘통곡하고 싶었지만’(빨간소금 펴냄)과 함께 읽으면 현대사 속 여성·장애인·인권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