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게이트’에 PK도 등 돌릴라…尹 민심 다지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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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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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단체장 용산간담회- 각 지역 성장동력 현안 적극건의
- 박형준 “북항사업 이익 지역투자”
- 김두겸 “외국인 광역비자 요청”
- 박완수 “지역철도 국가망 반영을”
- 尹, 회동 중 정책 검토 지시 화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부산 울산 경남(PK) 광역단체장과 정책 간담회를 연 데 이어 관저 만찬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내용과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처럼 특정 권역의 광역단체장 간담회 및 만찬을 한 경우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영남권에서조차 지지율 하락 위기에 처한 윤 대통령이 PK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정치적 지반 강화에 나선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PK는 보수의 ‘영남권 지지층’으로 분류되면서도 항상 우선 순위에서 대구·경북(TK)에 밀렸다는 홀대론이 제기돼 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PK 광역자치단체장과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두겸 울산시장,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박완수 경남도지사, 박형준 부산시장. 대통령실 제공
20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간담회에서 PK 단체장들은 각 지역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현안을 윤 대통령에게 적극 건의했고, 윤 대통령도 이에 화답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 북항 재개발 사업의 이익을 부산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현재 북항 재개발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국유재산법 등에 따라 국고로 환수하게 돼 있으나 이를 북항 재개발 사업 인프라 공사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박 시장은 아울러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과 가덕도신공항 건설 신속 추진 등에 대한 지원도 요청했다. 또 가덕도신공항 인근 지역에 대한 경제자유구역 추진도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당부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배석한 성태윤 정책실장에게 적극 검토를 지시하면서 “부산이 남부권 핵심 도시”임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시와 울산시는 각각 정부가 선정하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에 신청한 상황인데, 박 시장과 김두겸 울산시장 모두 규제 혁신 차원에서 지정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된 지자체는 독립적인 전력 생산, 소비 계획을 세울 수 있으며 ‘지역 차등 요금제’ 도입도 가능해 첨단산업을 유치하는 데 유리하다.

김두겸 울산시장의 경우 외국인 산업 인력 수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외국인 광역비자 허용을 요청했으며, 박완수 경남지사는 동대구~창원~가덕도 고속화 철도를 국가 철도망 사업에 반영해줄 것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들 현안과 관련, 성 실장에게 “잘 챙겨서 될 수 있도록 검토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간담회가 열리게 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직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회동 직전이라는 미묘한 시기에 간담회가 열렸다는 점에서 여러 해석이 나온다. 금정 보궐선거, 한 대표 회동 등을 관통하는 이슈가 김건희 여사와 연루된 명태균 게이트이기 때문이다.

명태균 게이트에는 PK 정치인의 이름이 여럿 오르내리고 있어 이번 논란으로 PK 지역 민심 이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이날 PK 광역단체장들로부터 지역 민심을 가감 없이 청취했을 가능성도 있다. 동시에 지역의 정책적 현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PK 핵심 지지층의 이탈을 막기 위한 돌파구 모색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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