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글로벌픽]유로2024도 못 살린 독일 경기…파리올림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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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7. 오후 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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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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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부터 약 한 달 동안 독일 베를린·뮌헨 등 10개 도시에서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가 열렸습니다. 유럽 최대 스포츠 이벤트지만, 위축 국면인 독일 경기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 15일 유로2024 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둔 스페인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환호하는 모습. 연합뉴스

독일숙박·요식업협회(DEHOGA)가 지난 2∼10일 독일 2730개 업소를 상대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8.0%는 유로 2024로 매출에 긍정적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효과가 있었다는 응답은 8.1%에 그쳤습니다. 전문가들은 술집 정도는 매출이 오를 것으로 예측했었습니다. 그러나 야외 호프집인 ‘비어가르텐’ 등 술집 운영자도 32.1%만이 긍정적 효과를 봤다고 답했습니다.

유로는 ‘축구의 대륙’에 사는 유럽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행사입니다. 2006년 월드컵 이후 독일에서 18년 만에 열리는 대형 스포츠 행사이기도 합니다. 2018년 9월 개최 확정 때만 해도 경기 부양 기대가 컸습니다. 그러나 지난 3월 독일경제연구소(IW)는 소비심리가 여전히 위축된 데다 외국에서 독일을 찾는 축구 팬이 다른 여행객을 밀어내 평소 여름철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바스티유의 날’ 불꽃 축제 모습. 연합뉴스

오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열리는 프랑스 파리올림픽도 경제에는 별다른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항공사 그룹인 에어프랑스-KLM은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파리를 왕래하는 항공 승객 수가 다른 주요 유럽 도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7, 8월 매출이 1억6000만∼1억8000만 유로(약 2683억 원) 정도 감소한다는 구체적인 예상치까지 내놨습니다.

프랑스를 방문할 예정인 여행자들이 휴가를 올림픽 기간 이후로 미루거나 아예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파리관광청의 자료도 인용해 여름 동안 호텔 예약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실제로 올림픽 기간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에도 숙소가 넘쳐나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등 숙박시설 공급과잉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흔히 ‘스포츠는 정치와 분리돼야 하며, 스포츠를 통해 평화를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제 이 말도 조금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포츠는 정치·경제와 분리돼야 하며, 스포츠를 통해 즐길 수 있어야 한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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