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연임 도전선언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이 유일 이데올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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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1. 오전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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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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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민주당 대표 경선 공식 출마- “AI 등 신기술 기반 주4일제 도입”
- 기본사회 시행·당권강화도 밝혀
- 당 운영방안·여권 공세발언 자제
- ‘일극체제’ 비난엔 “국민 뜻 중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8·18 전당대회에서 대표직 연임에 도전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선언문에서 정국 이슈나 당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간 반면,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에 초점을 맞춰 대선후보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10일 서울 중앙당사에서 최고위원 후보들과 함께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이 전 대표는 10일 서울 민주당사에서 회견을 열어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제1정당, 수권정당인 민주당의 책임”이라며 “‘절망의 오늘’을 ‘희망의 내일’로 바꿀 수 있다면 제가 가진 무엇이라도 다 내던지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그는 “영국은 14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고 프랑스도 좌파연대가 총선에서 승리했다”며 “우리도 새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중대한 갈림길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치권 당면과제로 “단언컨대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생 문제에 몰두하겠다는 의미다.

이 전 대표는 “지속 성장이 ‘먹사니즘’의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등 과학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한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기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한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말은 과학기술 시대의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며 “먼저 ‘주4.5일제’를 자리잡게 하고 2035년까지는 ‘주 4일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구성원의 삶을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기본사회’는 피할 수 없는 미래”라며 “출생기본소득 기본주거 기본금융 등을 점진적으로 시행해야 하고 에너지·통신 등 분야도 기본적 이용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이슈에 대해서도 “외교의 목적은 국익이다. 실용적 접근이 중요하다”며 “상대를 억지하는 강한 군사력 과시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평화구축 노력”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처럼 국가의 운영 비전을 비중 있게 제시한 것은 결국 이 전 대표가 중심이 된 수권정당의 면모를 내세우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과 자신을 확실한 대안으로 부각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당 대표 선거의 슬로건을 ‘국민 옆에 이재명, 다시 뛰는 대한민국’으로 정한 것도 이의 연장선상이다. 총선에서 민주당의 단독 과반의석 확보 등 야권이 압승한 것은 결국 민심이 정부보다는 국회, 여당보다 제1야당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게 이 전 대표의 인식이다. 대통령 탄핵 등을 두고 여야가 극한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여권을 향한 공세적 발언이나 ‘사법 리스크’ 관련 언급은 선언문에 없었다.

당원 주권을 강화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이 전 대표는 “당원이 당의 진정한 주인으로서 당 활동에서 소외되지 않고, 자긍심과 책임감으로 당의 의사와 활동에 참여하는 길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전 대표 연임이 기정사실화된 분위기 속 ‘일극체제’에 대한 비난은 여전히 부담이다. 이와 관련, 그는 기자회견에서 “당원과 국민이 어떤 도구를 선호하냐, 어떤 대리인을 선호하냐는 측면에서 봐야지 누가 과연 지도자냐, 나쁘게 표현해 누가 과연 권력자냐 이렇게 보면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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