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짖음·층간소음 못 살겠다” 늘어난 갈등 ‘이웃死촌’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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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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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 56.9% “분쟁 경험 있다”…다툼 원인 소음>배설물>냄새 순- 부산 반려동물 민원 해운대 최다
- 2019년 289건서 지난해 375건
- 지역 층간소음 상담신청 2.7배↑

부산 북구에서 발생한 이웃주민 간 살인 사건의 동기 중 하나로 반려동물로 인한 갈등(국제신문 9일 자 10면 보도)이 언급되는 가운데 부산에서 관련 민원이 증가세다. 여기에 층간소음 민원도 여전히 많아 아파트 등 다세대주택 내 이웃 간 분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부산의 한 아파트 출입구에 붙은 층간소음 주의 안내문. 국제신문 DB
9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북구에서 일어난 이웃 간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는 반려동물 문제로 갈등이 있었다는 인근 주민 진술을 확보했다. 아래층에 오랫동안 거주했던 A(60대) 씨는 윗층에 살던 B(40대) 씨와 그의 초등생 딸인 C 양에게 흉기를 휘둘러 B 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직후 A 씨는 흉기로 스스로 복부를 찔러 의식불명이다. A 씨는 B 씨 아래층에서 약 15년간 거주하다 이사했으며, B 씨는 4~5년 전부터 반려견을 키운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최근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세대가 늘면서 이로 인한 다세대주택 내 분쟁도 잦다. KB그룹의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인 56.9%가 이웃과 분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분쟁 유형은 ▷소음 30.8% ▷배설물 10.7% ▷냄새 6.9% 등이었다. 반려동물 민원도 매년 증가세다. 반려동물 민원이 특히 많은 부산 3개 구·군(해운대·동래·기장)의 관련 민원은 올해 1000건이 넘는다. 연도별로는 ▷2019년 649건 ▷2020년 767건 ▷2021년 943건 ▷2022년 997건 ▷2023년 1055건이다. 반려동물 민원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해운대구로, 2019년 289건에서 지난해 375건으로 86건이 증가했다. 동래구는 2019년 240건에서 368건으로 100건 넘게 늘었고, 기장군은 같은 시기 120건에서 312건으로 2.6배 늘었다. 유형별로는 ▷목줄 미착용 ▷짖음 등 소음 ▷배설물 등이 많았다.

층간소음 문제도 여전하다. 환경부 산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부산의 층간소음 상담 전화 신청은 2019년 863건에서 지난해 1601건으로 약 2.7배 증가했다. 반면 이를 중재할 제도의 실효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지방 환경분쟁조정위원회의 부산 층간소음 관련 신청 현황은 10년(2014~2024)간 고작 9건이 접수돼 8건이 조정됐다. 경남대 김도우(경찰학과) 교수는 “이웃 간의 갈등이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핵심 원인은 분쟁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층간소음 갈등을 단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신고를 접수한 기관이 분쟁 조정위원회를 소개해주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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