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봉사활동 실적에 '헌혈' 제외되며 10대 수 급감
"고령화사회 진입하며 헌혈자 줄어…끌어들일 방안 필요"
대전·세종·충남지역의 헌혈 건수가 좀처럼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는 가운데, 헌혈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10-20대 청년층 헌혈 건수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수혈용 혈액이 부족한 겨울철, 혈액 부족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대전세종충남혈액원(이하 혈액원)에 따르면 올 지역 헌혈 건수는 23만 6881건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24만 4538건보다 7657건(3.13%)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당시엔 감염 위험으로 단체 헌혈 등이 감소해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빚었는데, 팬데믹 종식 이후에도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적혈구제제 혈액 보유량은 이날 기준 8.8일로 적정 보유량인 5일분을 넘어섰지만, 언제 부족 수준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게 혈액원의 설명이다.
혈액원 관계자는 "혈액 보유량 자체로만 볼 때는 괜찮은 수준처럼 보이나 0시 기준 기록되는 보유량은 하루에도 수시로 변한다"며 "이런 와중에 청년층 헌혈이 감소하면서, 언제 적정 수준 밑으로 떨어질지 몰라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지역 청년층 헌혈 건수는 2019년 17만 827건(10대 8만 816건, 20대 9만 56건)에서 2024년 13만 8064건(10대 5만 2235건, 20대 8만 5829건)으로 19%(3만 2763건)나 감소했다. 특히 10대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올해부터 대학입시 봉사활동 실적에 헌혈을 제외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혈액원 관계자는 "기존에는 헌혈만 하면 대입 전형에서 4시간의 봉사 시간이 인정됐지만, 올해부터 해당 제도가 바뀌었다"며 "이후 헌혈자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10-20대 청년층 헌혈자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학생들 방학과 군대 혹한기 훈련이 맞물린 겨울철에는 혈액 수급 상황이 더 악화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방학 이후 센터를 찾는 학생들이 줄어들고, 훈련에 돌입한 군부대에는 헌혈 차를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입 헌혈 봉사 실적 인정 제도를 부활시키는 등 헌혈자를 끌어들일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헌혈의 집 충남대센터 관계자는 "입대 시 헌혈 가산점을 받으려고 센터를 방문하는 학생들은 종종 있지만, 방학 이후 학생들 발길은 거의 끊긴 상황"이라며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헌혈할 사람이 줄어드는 만큼, 봉사 시간 등 헌혈자의 필요한 부분을 충족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자발적 헌혈이 원활히 이뤄지면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헌혈자를 끌어들일 방안을 마련하는 게 최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