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덮친 딥페이크… 제각기 대응 아닌, 행정력 한 데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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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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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공화국] ②
대전시, 상담소 10명 중 디지털 전담 2명… 예산 증액 계획 없어
시교육청, 성교육 등 예산 상향 예정이지만… "실효성 강화" 요구
경찰, 25명 TF 꾸렸지만… "유관기관 전방위로 대응 체계 갖춰야"
대전일보DB


딥페이크 성범죄와 관련, 대전 지역 행정 대응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기존 성범죄 피해 지원 규모를 유지하거나 이미 진행해 온 예방 교육 수준에 그칠 뿐더러, 대책 수위도 제각각이라 지역 유관기관 간 전방위적 공조 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대전시는 올 3월부터 디지털 성범죄 특화형 통합상담소를 개설·운영 중이다. 총 10명의 상담 인력이 배치돼 있는데 이 중 디지털 성범죄 전담 인력은 2명뿐이다. 나머지 8명은 가정폭력, 성폭력 등 기존 분야 전담 인력이다.

이 상담소에선 일반 시민 대상 상담부터 학교와 노인센터, 민간기업 등 대상으로 찾아가는 성범죄 예방 교육까지 맡고 있다.

최근 딥페이크 성범죄 논란이 끊이지 않는 만큼 지자체 차원의 대응 강화 요구도 커지고 있지만, 시는 기존 대응 규모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현 체계로 관련 피해자 회복 지원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향후 피해 규모가 커지거나 예산이 부족해지면 예산 증액과 전담 상담소 분리, 상담 인력 증원 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기존 상담소에서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고 예산도 여유가 있다"며 "올 3월부터 운영해 아직 1년이 안 됐기 때문에 연말까지 운영해보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내년에 예산 증액이나 인력 증원, 전담 상담소 분리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시교육청은 딥페이크 성범죄 사안을 고려, 기존 성범죄 예방 교육과 성인지 감수성 측정 검사 예산 증액을 계획 중이다.

연간 15시간 해오던 성범죄 예방 교육은 예산을 기존 학급당 4만 원에서 5만 원으로 1만 원 상향, 총 2억 9500만 원에서 3억 4000만 원으로 5000만 원 증액 예정이다.

성인지 감수성 측정 검사는 당초 초등학교 5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대상으로 해왔지만 모든 학년을 대상으로 시행하고자 기존 3억 원의 예산에서 7억 원으로, 4억 원의 증액 계획을 세운 상태다.

문제는 학교 현장에서의 기존 성교육이 '형식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는 점이다.

이미 1년에 15시간씩 해 왔던 성교육에도 불구, 딥페이크 성범죄 피·가해자 대부분이 10대인 만큼 현행 성교육을 개편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다.

박미랑 한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딥페이크의 가장 큰 문제는 10대들의 일상생활에 만연해 있어 죄의식 없이 행한다는 점"이라며 "가해자들은 '디지털 성범죄 교육을 학교에서 받아 왔지만, 와닿지 않았다'고들 한다. 범죄와 처벌을 확실히 인지시킬 수 있는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전경찰은 기존 사이버 성폭력 범죄 전담 인력 5명에서 25명으로 TF(태스크포스)를 꾸린 상태다. 더 나아가 유관기관 간 긴밀한 공조 체계를 더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딥페이크 성범죄는 피·가해자 특정이 어려운 반면, 확산과 진화, 파생 속도가 급격해 예방과 처벌, 피해 회복이 한 번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김대권 건양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딥페이크 성범죄의 제작과 유통, 수익 창출 구조를 막을 법적·기술적 부분은 물론,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범죄 근절을 위해선 '엄중성' '확실성' '신속성'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지자체와 교육청, 경찰 등 일선 현장에서도 전방위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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