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정봉주의 소소한 반란, 껄끄러운 이재명의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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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현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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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민주당 최고위원 기자회견. 연합뉴스
민주당 전당대회가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의 '명팔이'(이재명 팔이) 발언으로 뒤늦게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정 후보의 치밀한 노이즈 마케팅으로 보이는데요. 어찌 됐거나 이재명 전 대표는 껄끄럽게 됐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은 명팔이 논쟁에 대해 알아보고 향후 민주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해 보도록 하죠.

◇이재명 한마디에 김민석 1위 등극

정봉주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1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 내부의 암 덩어리인 명심팔이를 잘라내야 한다"고 말했죠. 이재명 팔이가 누구라고 지칭하진 않았지만, 강성 친명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사건은 이재명 전 대표가 지난달 20일 "왜 이렇게 김민석(최고위원 후보) 표가 안 나오나"라고 말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전 대표는 김 후보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시켜 분위기를 띄웠는데요. 권리당원들 사이에는 '명심은 김민석'이란 말이 퍼졌습니다.

이 전 대표의 말 한마디는 민주당 전당대회의 득표율 순위까지 바꿔놓고 말았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원외의 정봉주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었는데 이 전 대표가 개입하면서 중위권에 있던 김민석 후보가 1위로 껑충 뛰어오르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정 후보는 주변에 억울함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정 후보와 가까운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정 후보가 했다는 말을 털어 놓았습니다.

박 전 의원은 이날 "(정 후보가) 훨씬 더 격앙돼 있다. 지금 이재명 전 대표의 최고위원 (경선) 개입에 대해 상당히 열이 받아 있더라"면서 "정 후보가 '다섯 명 안에만 들어가면 된다. 최고위원회의는 만장일치제다. 두고 봐, 내가 들어가면 어떻게 하는지'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재명이라는 사람이 조그만 비판도 못 참는다. 행정가 출신이라서 그렇다. 제왕적인 권한을 행사하던 사람. 그런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면서 "표본이 윤석열이다. 최고위원회에 두세 명 자기 사람 넣어서 소꿉놀이 하면 또 3% 차이로 진다. 대통령이 못 된다. 이런 얘기가 나온다"고 주장했습니다.

웃고 있는 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 연합뉴스
◇정봉주, 최고위서 이재명 견제 가능성

이 말이 사실이라면 정 후보가 그야말로 이 전 대표에게 독설을 퍼부은 겁니다. 다섯 명 안에만 들어가면 된다는 말은 의미심장합니다. 8명이 출사표를 던진 최고위원 경선에서 5등 안에만 들어가면 최고위원이 되는데요. 최고위원이 되기만 하면 이재명 당대표를 확실하게 견제하겠다는 말로 들립니다.

8·18 전당대회는 이제 서울 경선과 대의원투표, 여론조사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누적 득표율은 김민석 18.03%, 정봉주 15.63%, 김병주 14.02%, 한준호 13.66%, 이언주 11.56%, 전현희 11.54% 후보 등의 순입니다.

이대로 가면 정 후보는 수석 최고위원은 아니더라도 최고위원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전 대표와 강성 친명이 정 후보를 떨어트리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는 반증입니다. 이 지점이 바로 이재명의 한계라고 할 수 있는데요. 권리당원을 100% 장악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그만큼 정봉주 후보의 개인기가 만만치 않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정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친명팔이'만 하고 있을 때 처음부터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들고 나왔죠. 권리당원의 표를 의식한 전략이고 이게 먹히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런 정 후보가 최고위원이 되면 언론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나마나 기자들은 정 후보에게 최고회의 분위기를 물어볼 텐데요. 자연히 정 후보의 발언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봐야 합니다.

민주당의 이번 전당대회는 아무런 재미도, 아무런 감동도 없는 전당대회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나마 기억나는 게 있다면 이재명 전 대표의 독주와 정봉주 후보의 '명팔이' 발언입니다. 정 후보는 그동안 여러 차례 설화를 일으킨 적이 있는데요. 이번 설화는 다분히 정치적, 전략적인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정 후보는 16일 자신이 '이 전 대표는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언급했다는 주장에 대해 해명했는데요.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안 된다고 얘기했느냐 묻습니다. 예, 했습니다"라며 "그러나 제 본심은 오직 민주당에 대한 충정과 이 전 대표에 대한 애정입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최고위원이 되면 이 전 대표에게 쓴소리를 하겠다는 말로 들립니다.

인사하는 김민석 후보. 연합뉴스
◇정성호, "전략적인 고려 한 게 아닌가"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사실은 갈등이라는 것이 별로 없었던 전당대회인데. 일정한 갈등과 우려의 소지가 됐다는 면이 하나가 있고요. 두 번째로는 표심의 결과는 모르겠지만, 저는 (당원들의) 참여가 조금 더 높아지지 않을까."(14일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현재 최고위원 후보 중에서 (정 후보가) 누적득표율 두 번째인데 그래도 당선은 되지 않겠습니까. 또 나름 저는 그 발언한 배경에는 또 약간 전략적인 고려를 한 게 아닌가. 여론조사가 30% 남아 있거든요. 저는 그걸 염두에 둔 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1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민형배 최고위원 후보-"이런 무리들이 있다고 하는 것은 사실 구체적으로 누구라고 얘기는 하지 않았잖아요. 그냥 내가 오히려 그러한 사람들을 척결할 거야, 들어낼 거야 그 말은 내가 진짜야 이런 말 하는 것하고 같은 거잖아요. 조금 관심 끌기용 선거 전략이었을 텐데 나도 중심이야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을 텐데."(13일 BBS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

■전용기 민주당 의원-"이재명 대표를 소위 공격했다는 논란보다 지금 많은 당원들을 굉장히 좀 한쪽으로 코너로 모는 듯한 호도의 문구도 들어가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오해가 발생돼 있는 부분이고 이 부분은 (전당대회 결과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16일 KBS라디오 전격시사)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최고위원 뽑히면 제2의 정청래하고 비슷하게 되겠죠. 정청래 반대쪽에서 또 막말을 하는 최고위원이 한 명 생긴다 이래 보는 거죠. 그런데 민주당으로 봐서는 이재명 대표의 지지 일색 지도부보다는 정봉주 후보 같은 또 다른 얘기를 하는 사람도 필요하다."(14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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