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카멀라 해리스

입력
기사원문
김재근 기자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김재근 선임기자.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선거 후보로 떠오른 카멀라 해리스는 여러모로 이색적인 인물이다. 검사를 하다가 정치에 입문하여 잇따라 선거에서 이기는 등 순탄하게 성장한 듯하지만 출생과 성장배경, 정체성 등을 보면 눈에 띄는 대목이 많다.

우선 '아프로아시안'이라는 점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자메이카 출신 흑인이고 어머니는 남인도 타밀족 출신의 아시안이다. 부모 모두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이민자로 어머니는 의학자였고, 아버지는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교수였다.

아프리카와 아시안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흑인 명문대인 워싱턴 D.C.의 하워드대를 나왔고, 연방상원의원 때는 흑인 의원들의 모임에서 활동했다. 아시안보다는 흑인에 가깝게 정체성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흑인 여성 최초로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지냈고, 캘리포니아주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2020년 바이든과의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뒤, 부통령 후보로 지명돼 오늘에 이르렀다.

조 바이든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해리스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떠올랐다. 바이든이 후계자로 낙점한데다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등 유력인사들이 지지를 선언했다. 내달 19일 시작되는 전당대회까지 일정이 너무 촉박, 경선을 치를 가능성은 낮다.

해리스의 대외 정책은 대체로 바이든과 비슷하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는 두 개의 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다. 북한 문제는 강력한 핵 억제 정책을 강조해왔다.

새인물의 등장으로 미국 대선판이 복잡해졌다.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평가절하했지만 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47%, 해리스 45%의 초박빙 구도로 나타났다. 트럼프로서는 뜻밖의 강자를 만난 셈이다.

해리스는 최초의 여성 부통령으로서 바이든 밑에서 4년 간 국정을 경험했다. 트럼프의 독선적 일방적 성향을 우려하는 유권자도 꽤 많다. 100여일 남은 대선 기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가 대세론을 끝까지 유지할지, 이민자의 딸이 유리천장을 깨고 미국 최초의 아시아계·흑인·여성 대통령이 될 것인지 흥미롭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오피니언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 현장르포' 뉴스人
  • 줌인(Zoom in)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