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부터 퍼냈어요" 폭우가 할퀴고 간 정림동 상가

입력
기사원문
유가인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편의점 냉장고 망가지고…거리 곳곳 '쓰레기·흙탕물'
500평 규모 마트에 가득 찬 빗물, 7시간 동안 배수 작업 벌여
"일주일간 장사는커녕 뒷정리도 못 할 것 같아" 울분
10일 오후 1시 대전 서구 정림동의 한 마트에서 직원들이 폭우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배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유가인 기자.
"들어와 보세요. 손해가 막대합니다."

10일 정오 대전 서구 정림동 정림초등학교 인근 상가 거리. 이곳에서 상인들은 수마가 휩쓸고 간 거리와 가게들을 정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슬리퍼와 장화를 신고 넉가래와 호스를 사용해 배수 작업을 벌이는 그들의 표정에는 상심이 가득했다.

이날 밤사이 대전에 내린 폭우는 지역 곳곳에 상처를 남겼다. 4년 전 아파트가 잠기며 인명피해가 발생한 서구 정림동에서 이번에는 상인들이 침수로 큰 피해를 겪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김 모(50) 씨는 편의점 창밖을 보며 울상을 지었다. 새벽 사이 퍼붓는 비에 밖에 있던 냉동고가 물속에 잠겨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냉동고 안을 가득 채웠던 아이스크림들을 결국 못 팔게 됐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 씨는 "새벽 4시쯤 물이 차올랐고 5시쯤 빼내니까 6시 10분쯤 또 물난리가 났다"며 "정림동이 저지대라 폭우 피해가 잦고 지자체에서 그만큼 대비를 한다길래 안심했다. 아파트는 괜찮은데 상인들이 큰 피해를 보았다"고 토로했다.

10일 오후 1시 대전 서구 정림동의 한 마트에서 직원들이 폭우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배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유가인 기자.
지하에 있는 인근 마트는 피해가 더 컸다. 밖에서 밀려 들어온 빗물은 500평 규모의 마트를 휩쓸었다. 복구 작업을 벌이기 전, 성인 남성의 하반신을 가릴 정도로 물이 찼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마트 안에는 과일 상자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못 쓰게 된 물건과 쓰레기들이 장바구니 한가득 채워져 있었다. 이날 오전 5시 45분쯤 침수 사태를 인지한 직원들이 7시간 넘게 복구 작업을 벌였지만, 영업을 재개하기에는 시일이 꽤나 걸릴 것으로 보였다.

해당 마트 상인회 관계자는 "소방서에서 일차적으로 배수 작업을 도와줬고, 지금은 우리끼리 작업하고 있는데 역부족"이라며 "지금 손해가 막대한 수준이다. 사람이라도 많으면 금방 치우고 일주일 안에라도 바로 문을 열 수 있을 텐데 인력이라도 지원받고 싶은 심정"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 현장르포' 뉴스人
  • 줌인(Zoom in)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