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8% 인상" vs "동결해야"… 최저임금 액수 놓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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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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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 9차 전원회의 개최
노사 최초 요구안 제시 예정
▲ 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제9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 액수를 둘러싼 노동계의 27.8% 인상과 경영계 동결 의견 충돌이 본격화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제9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지난 1∼8차 회의에서 최저임금 결정 단위, 도급 노동자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 등에 대한 논의가 일단락됨에 따라 이날부터 구체적인 액수 논의가 시작됐다.

이날 노사 양측은 최초 요구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노동계는 1만2600원가량(올해 9860원 대비 27.8% 인상)으로의 대폭 인상을, 경영계는 동결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노사 위원들은 모두발언부터 평행선을 달렸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 인상률을 따라가지 못해 노동자 실질임금 저하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소득분배지표는 다시 악화하고 있어 본격적인 불평등과 양극화가 매우 우려되는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류 총장은 "최근 물가가 2%대로 안정되고 있다곤 하나 여전히 실생활 물가 중심으로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올해 최저임금 수준은 실질 생계비 부담을 덜어주고 최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임금을 높이는 방향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2022년 생활물가 상승률이 6%에 달했지만, 최저임금은 5% 인상에 그쳤다. 2023년엔 생활물가가 3.9% 올랐지만, 최저임금은 2.5% 인상됐다"며 "정말 월급 빼고 다 오른 시대"라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현행 최저임금은 비혼 단신 가구의 실태 생계비인 246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혼자 살기에도 부족한 임금을 주면서 어떻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라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사용자위원은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일반적으로 최저임금이 부작용 없이 운영되기 위한 적정 수준의 상한은 중위임금의 60%라고 하는데 우리 최저임금은 중위임금 65.8%로 이미 적정수준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또 류 전무는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넘었다'며 "최저임금 수준을 과도하게 높여 어려운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좌절과 고통을 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지불 능력이 매우 취약해진 상황"이라며 "매출은 감소하고 있으나 비용 지출은 늘어나고 있는데, 절대 수준이 높아진 최저임금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우리 사회에서 저임금 근로자보다 더 취약계층인 은퇴 고령자, 미숙련 청년, 경력단절 여성 등 노동시장 외부자도 고려해야 한다"며 "취약층 구직자들의 고용기회 확대를 위해 최저임금은 동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최초 요구안 제시 이후 논의를 거쳐 여러 차례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간격 좁히기를 시도한다. 합의에 이르기가 쉽지는 않아 대체로 표결로 결정되기 때문에 공익위원들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다.

8월 5일까지 내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다음주 중에 최저임금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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