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집중…신사업 경쟁력 강화해 미래 준비
대규모 투자로 전동화 전환 속도
현대차그룹은 올해 국내 24조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역대 연간 최대 규모다. 작년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20조4000억원 대비 19.1% 증가한 수준이다. 금액으로는 3조9500억원이 늘었다.
투자 분야는 중장기 투자 방향성을 고려해 △차세대 제품 개발 △핵심 신기술 선점 △전동화 및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가속화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는 △연구개발(R&D)투자 11조5000억원 △경상투자 12조원 △전략투자 8000억원이다.
먼저 연구개발에는 제품 경쟁력 향상, 전동화, SDV, 수소 제품 및 원천기술 개발 등 핵심 미래 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가 포함된다. 올해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모델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EREV(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 등으로 전기차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전기차 신모델 개발도 꾸준히 확대한다. 현대차는 2030년 경제형·럭셔리·고성능 등 21개 모델, 기아도 2027년까지 15개 모델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또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도 건설 중이다. 울산에서는 초대형 SUV 전기차 모델 등을 양산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현대차그룹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인 기아 광명 이보 플랜트를 가동하고 소형 전기차 EV3 생산을 시작한 바 있다.
8000억원의 전략투자는 자율주행, SW(소프트웨어), AI(인공지능) 등 핵심 미래 사업 경쟁력 제고에 투입된다. 국내 순수 전기차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외에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자동차 생산공법도 도입한다. 현대차 울산 공장에 하이퍼캐스팅 공장을 신설하는 것이 그 일환이다. 하이퍼캐스팅은 차체를 통째로 제조하는 첨단 공법이다. 전동화 차량 등 차세대 제품 성능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품·철강·건설·금융 경쟁력 높인다
완성차 분야 투자 16조3000억원을 제외한 8조원은 부품, 철강, 건설, 금융 및 기타 사업 분야에 투입한다. 부품·철강·건설·금융 등 사업 분야에서도 신사업을 발굴해 핵심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복안이다.
부품 분야는 전동화 기술 개발 및 설비 투자, 완성차 분야의 신차 대응을 위한 생산 라인을 신증설한다. 또 SDV 전환, EV 및 하이브리드용 차세대 친환경 부품 개발, 전기차 모듈 신공장 구축 등도 추진한다.
철강 분야는 전력비용 감축을 위한 LNG(액화천연가스) 자가발전소 건설을 비롯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친환경 소화설비 신설, 안전 강화 관련 투자 등에 나선다. 건설 분야는 수전해 수소 생산 실증사업, 소형모듈원전, 신재생 에너지, 전기차 인프라 구축 등 신사업 발굴을 추진한다.
금융 분야에서는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한 IT 시스템 및 인프라 개선을 추진한다. 물류 거점과 친환경 자동차 용선 확대, 차량 SW 플랫폼 관련 투자, 방산 및 철도 차량 관련 핵심 역량 확보에도 나설 방침이다.
"체질 개선 통한 위기 극복"
이번 대규모 투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해 지속 성장하기 위한 차원이다.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투자계획 발표를 통해 고객·주주·시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 관계도 돈독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미래 투자의 종합적인 방향성과 성장 의지 등을 투명하게 전달해 주요 그룹사의 기업 가치 제고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 협력사들의 사업 계획 수립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국내 경제활성화와 연관 산업의 고도화 촉진으로 전후방 산업의 동반성장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적극적인 투자, 끊임없는 체질 개선, 변화와 혁신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지속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